“스마트폰과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종류의 단말기 분야에서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국내 대표적인 한글 입력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1인창조기업 한돌정보의 이승우 대표(40)는 단말기 한글 입력 솔루션 ‘한돌코드’를 개발해 2000년대 초 국내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았던 유명 인사다. 한돌코드는 한국정보통신협회(TTA) 주관으로 2000년대 초 두 차례나 진행됐던 휴대폰 한글 자판 표준위원회 평가에서 천지인한글, 나랏글 등을 제치고 두 번씩이나 표준안으로 채택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은 솔루션이다.
이 대표가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1997년 개발한 한돌코드는 한글을 변환키나 설정 전환을 위해 한 버튼을 두 번씩 눌러야 하는 ‘토글’ 없이 한글 문자를 바로 구현할 수 있는 데다 입력 속도를 최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국내 휴대폰 한글 자판의 표준화 솔루션으로 각광 받았다. 한돌코드는 2003∼2005년 당시 52만대가 팔려나갔던 SK텔레콤의 VK 휴대폰에 탑재돼 유명세도 톡톡히 치렀다.
그가 대학을 졸업한 후 1인 기업을 설립한 것도 이 즈음이다.
하지만, 당시 기대를 크게 걸었던 정부의 휴대폰 한글 자판 표준화 논의는 한돌코드를 표준안으로 채택해 놓은 상황에서 사회적으로 ‘뜨거운 감자’로 이슈화되면서 결국 반대 의견에 부딪혀 표류했고, 이로 인해 예고됐던 이 대표의 ‘미래 청사진’도 잠시 수면 속으로 가라앉는 듯했다. 1인 기업을 이끌던 그에게 시련의 시기가 닥친 것이다. 계속되는 자금난과 열악한 조직이 발목을 잡았다. 당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의할 파트너조차도 없었다. 매출액 등 외형적인 면을 우선시하는 국내 대기업의 편견도 회사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런 역경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에게 더 이상 장애물이 될 수 없었다.
2005년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출시한 윈도XP 미디어센터 PC 전용 리모콘에 한돌코드가 탑재된 데 이어 지난해는 윈도7 운용체계(OS)에도 탑재되면서 한돌코드의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이 국내에 도입되면서 지난 10여 년간 공들여 온 한글 입력 솔루션이 시장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이 대표는 “기존 피처폰 상황에서는 아무리 좋은 솔루션이라도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외면하면 사장될 수 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콘텐츠만 좋으면 얼마든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달라진 유통 환경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승우 대표는 올 하반기 스마트폰 및 차량 내비게이션용 한글 입력 솔루션을 출시, 국내 단말기 한글자판 표준화에 다시 한 번 도전한다. 그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솔루션이 된다면 누가 뭐래도 자연스럽게 표준안으로 자리매김하지 않겠나”라며 “한돌코드를 통해 한글 정보화 확산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