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인식 하이패스 단말기 반쪽 운영

 국토해양부가 국가유공자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이패스 통과시 고속도로 통행료를 자동 감면해주는 ‘지문인식 하이패스 단말기 도입’ 제도가 한달 가까이 반쪽 서비스로 운영될 전망이다.

 16일 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국토해양부와 한국도로공사는 ‘지문인식 하이패스 단말기’를 이용할 경우 국가유공자·장애인 등이 고속도로 통행료를 자동 감면 받도록 유료도로법 시행규칙을 개정, 17일 시행하지만 공급물량이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는 당초 정부가 한국장애인총연합회와 하이패스 단말기 개발 업체 4곳이 판매 협약을 체결해 전국 유통망을 통해 본격 공급에 나선다고 발표했지만 한국도로공사의 인증 절차를 마친 코스페이스 한 업체만 공급 자격을 갖췄기 때문이다. 나머지 아이트로닉스·알에스넷·비클시스템 등 하이패스 단말기 업체들은 지문인식 하이패스 단말기를 개발, 현재 물리 시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아이트로닉스·알에스넷·비클시스템 등 업체들은 지문인식 하이패스 단말기 공급 자격을 갖추는 데 필요한 시험 인증 신청을 한국도로공사에 미 신청해 SW 성능 시험을 마치고 실제 공급에 나서기까지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문인식 하이패스 단말기 시스템이 가동해도 수요와 공급이 엇박자를 내 국가 유공자는 물론 장애인들은 한 달여간 정상 구매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정부가 이번 제도를 조급하게 시행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제도 시행으로 약 97만여대가 통행료 감면 대상 차량일 것으로 정부 측은 추정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코스페이스 이외 나머지 업체들은 현재 제품 개발 지연으로 인해 도공의 성능 시험 인증 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내달 중순쯤 나머지 하이패스 단말기 업체들이 인증 절차를 마무리 짓고 제품 공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이 제도는 당초 2월에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업체의 제품 개발 지연으로 연기된 바 있어 단말기가 부족하더라도 장애인 편의성을 좀 더 빨리 높이고자 이번에 강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이패스 단말기 업체 한 관계자는 “이번주 도로공사에 단말기 인증시험서를 접수할 계획”이라며 “제품 개발 일정이 늦어지고 정부가 ‘지문저장시간 4시간 제한’ 등 하이패스 단말기 규격을 늦게 확정하는 등 복합 요인으로 제품 출시가 지연됐다고”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