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인천·경기 지역의 교통카드 사업자 이비를 인수, 교통카드 사업을 강화한다. 부산지역에 이어 인천경기지역 교통카드 사업자를 인수하면서 교통카드는 물론이고 이와 연계한 융합서비스 구현을 위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와 롯데정보통신을 인수주체로, 이비의 경영권을 1500억원에 확보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비는 경기도와 충남, 강원, 제주 지역에서 선·후불 교통카드 사업을 한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카드와 롯데정보통신의 인수금 분담 비율은 이비에 대한 상세 실사 작업 이후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롯데정보통신과 롯데카드를 주체로, 지난해 부산·경남지역 교통카드 사업자 마이비를 인수했다.
롯데가 서울시 교통카드 사업자로 이용자 규모와 이용 대금에서 교통카드 시장 빅3에 들어가는 마이비에 이어 이비를 인수하면서, 교통카드 시장의 핵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1위는 한국스마트카드다.
교통카드는 대중교통요금 지불 외에도 다양한 영역에서 소액결제 요구가 증대했으며 IT와 융합함으로써 이용처가 많아졌다. 롯데의 이비 인수에 따른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됐다.
선·후불 교통카드 시장의 성장성이 한계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이 이비를 인수한 것은 다각적인 포석으로 풀이됐다. 우선 전국적인 교통카드 호환이 가능해지면서 롯데카드와 이비카드, 마이비카드를 연계한 서비스와 상품으로 전국 교통카드 시장의 지배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선·후불 교통카드 이용 계층이 전 연령에 이르는 만큼 다양한 계층의 고객 확보를 위한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이뿐만 아니다. 교통카드를 기반으로 한 새 서비스와 비즈니스 확장도 가능하다. 교통카드와 그룹의 금융과 유통, 문화, 서비스 등 다양한 비즈니스의 접목을 통한 컨버전스 서비스 창출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타진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세븐일레븐, 롯데리아 등 계열사가 제공하는 각종 마일리지와 포인트를 교통카드 서비스와 접목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이비 경영을 담당하는 회사가 결정되면 그룹 계열사 서비스와 교통카드 서비스 접목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 발굴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는 지난해 진행한 이비 인수전에 롯데정보통신을 앞세워 인수 의지를 구체화한 바 있다. 당시 롯데정보통신은 삼성SDS와 서울시 교통카드사업자인 한국스마트카드 2대 주주인 LG CNS와 경쟁했다. 삼성SDS와 LG CNS는 세부조건 합의에 실패하며 인수를 포기했으며 롯데가 1년여 만에 이비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