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넥터 업체, 외산 밀어내고 안방 ‘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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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커넥터 생산업체들이 일본·미국산 제품을 시장에서 밀어내며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자부품 간 연결 기능을 하는 커넥터는 미국·일본업체 주도의 독과점 시장을 형성해 왔지만, 최근 연호전자·우주일렉트로닉스·씨넷 등 국내 업체가 ‘기술독립’을 선언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특히 우주일렉트로닉스·씨넷은 일본기업들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초소형 커넥터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해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금융 위기 이후 해외업체들이 기술 및 설비 투자를 축소한 것에 반해, 국내업체들은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이 빛을 발하고 있다. 또 엔화 강세를 기회로 과감한 영업 전략을 구사한 것도 효과를 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연호전자·우주일렉트로닉스·씨넷의 국내 커넥터 3사가 2년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세 업체 모두 2년 연속 큰 폭의 매출 성장과 함께 20% 내외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이익 모두 대폭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호전자는 국내 최대 커넥터기업으로 이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우주일렉트로닉스·씨넷은 휴대폰 등 초소형 커넥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엔화 강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시장에 안착했다. 씨넷은 지난해부터 일본에 초소형 커넥터를 수출하고 있다.

초정밀 커넥터 부문은 기술 진입 장벽이 높아 일본 4개, 미국 2개 업체만이 뛰고 있을 정도로 제한된 시장이다. 그만큼 국내업체들의 기술력이 약진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특히 우주일렉트로닉스는 LCD 및 TV용 커넥터 중심으로 제조해 왔지만, 지난해에는 휴대폰 비중을 50%까지 확대했다.

씨넷은 국내업체 중에서도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0.5㎜ 이하 소형 커넥터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광저장장치(ODD)에 이어 모바일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ODD 시장을 공략한 결과, 올해 1분기 매출 중 ODD용 커넥터 비중은 30%로 늘었다. 휴대폰 시장 진입도 가시화돼 올해 말에는 전체 매출 비중의 30%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커넥터업계 관계자는 “국산 커넥터는 일본업체보다는 원가 경쟁력이 높고, 중국업체보다는 기술 경쟁력에서 앞서고 있다”면서 “‘역 샌드위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