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IT 아웃소싱 논란 다시 불 붙었다

우리투자증권이 IT 아웃소싱을 놓고 내홍을 겪으면서 금융권이 또다시 아웃소싱 논란에 휩싸였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물밑 검토작업을 진행 중인 하나·KB 등 다른 금융그룹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추이가 주목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 계열 우리투자증권이 IT아웃소싱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에 반발한 우리투자증권 노동조합의 조직적 대응이 계속되면서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다.

우리금융그룹은 2000년대 초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광주·경남은행 등 주요 계열사의 IT 운영·개발 업무를 계열 IT서비스업체 우리금융정보시스템(우리FIS)으로 이관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최근 신축한 그룹데이터센터 ‘우리금융상암센터’에 우리·광주·경남은행 전산센터를 모았다. 이달 말에는 우리투자증권 전산센터가 방이동에서 상암으로 이전한다.

전산센터와 함께 우리투자증권의 IT인력도 상암동으로 자리를 옮기는 만큼 그룹 IT자원의 물리적인 통합을 넘어 업무 통합을 완성하려는 아웃소싱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IT계획을 총괄하는 우리금융지주는 하반기 중 우리투자증권의 개발을 제외한 IT 운영 업무를 우리FIS로 이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당사자인 우리투자증권은 아웃소싱에 수반되는 인력 개편 문제를 감안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회사 측은 “IT전문회사를 활용해 IT 부문의 경쟁력과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아웃소싱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아웃소싱 논의에 우리투자증권 IT 담당 직원은 노조를 중심으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IT 부문은 경영지원본부 IT지원센터 소속으로 200여명(외부직원 60여명 포함)이 근무 중이다.

이들은 노조와 함께 지난 3일과 6일 잇따라 결의대회와 총회를 여는 등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불투명한 아웃소싱 효과와 직원들의 고용 불안이 반대 이유다. 구희득 노조위원장은 “아웃소싱으로 효율성 개선과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회사가 직원들에게 뚜렷한 계획을 공개하지 않은 채 아웃소싱을 추진하는 것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