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반도체 사업장 방문

이건희 회장, 반도체 사업장 방문

 이건희 회장이 6년 만에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사업장을 찾는다.

 삼성전자는 17일 경기도 화성 반도체사업장에서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사장 등 삼성전자 사장단과 이재용 부사장 등이 참석한 반도체 신라인 기공식을 열고 반도체와 LCD 관련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이 지난 3월 경영 복귀 이후 첫 현장 방문지로 택한 곳은 결국 오늘의 삼성전자를 만든 반도체사업장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5년 윈도95 출시로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국내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삼성전자의 대표 제품은 오랫동안 ‘메모리’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삼성 사장단 사이에 ‘우리가 후손을 위해 이 땅에 남길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 반도체다. 머뭇거리지 말고 투자하라’는 이건희 회장의 말이 도는 것으로 안다”며 “이 회장 복귀로 ‘반도체 보국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화성사업장 방문은 최근 23조원을 투입키로 한 5개 신수종사업과 맥이 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5개 신수종사업 가운데 태양전지·LED 등이 반도체의 파생 및 연관 기술이다. 태양전지와 LED에 향후 10년간 약 15조원을 투입할 수 있는 자금원과 자신감은 모두 반도체에서 비롯됐다.

 17일 발표하는 시설 투자 규모는 당초 반도체 5.5조원, LCD 3조원 등 8.5조원에서 14조원 이상으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반도체에 9조원 안팎, LCD 4조원, 삼성SDI와의 합작회사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OLED 라인 신설 등에 삼성전자 몫 1조원 등의 자금이 연내에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신라인 투자도 당초 연말로 예상됐던 착공 시점을 6개월 앞당긴 것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4월까지 골조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년 3분기부터 신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생산 품목은 D램이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올초 IR에서 “올해 D램과 낸드 점유율을 각각 40%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D램 점유율은 32.3% 그쳤다. 반면에 삼성의 1분기 낸드 점유율은 39.2%로 거의 40%에 육박했다.

 삼성전자는 이와는 별도로 그동안 비워 있던 15라인 윗 건물에 D램 장비를 입고해 하반기부터 양산한다. 15라인 생산 캐파도 월 12만매에서 13만매로 확대한다. 특히 공정 미세화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캐파를 늘리지 않고도 생산량을 늘려 연내 40%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