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액 한 방울의 1%로 뇌졸중의 전조를 진단하고, 적혈구만한 작은 세포를 치료하기 위한 치료기구 개발의 핵심기술인 적혈구 크기의 펌프가 한미공동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포스텍 기계공학과 이상현 박사와 미 미시간대 앨런 헌트 교수팀은 나노 크기의 절연체가 일반 반도체와 같은 전기 전도현상을 가진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이용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적혈구 크기의 전기운동학적 펌프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나노과학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온라인판 17일자에 ‘주목할 만한 연구(Featured paper)’로 선정됐다. 이번 연구는 마이크로 유체 분석칩이나 나노크기의 반도체 등에 쉽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유리와 같이 전기를 전달하기 어려운 성질을 가진 절연체가 나노미터 크기로 작아지게 되면 아주 낮은 전압으로도 전류를 흐를 수 있게 되지만, 이 현상이 가역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를 이용해 나노크기의 기기들의 전극으로 사용가능한 ‘액체유리나노전극(nano-liquid-glass electrode)’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전극을 이용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전기운동학적 펌프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절연체의 전도성 때문에 상용화 기술개발에 어려움을 빚었던 나노크기의 반도체, 단일 세포를 치료할 수 있는 첨단 나노크기 의료장비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동전 만한 크기의 칩에 미세가공기술을 이용, 화학분석장치들을 집적해 놓아 혈액 한 방울의 1%로도 어디서나 질병을 분석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체 보조 삼차원 펨토레이저 나노 가공기술을 이용하면 기존 칩에도 바로 적용할 수 있어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상현 박사는 “이번 연구는 생명공학 분야 뿐만 아니라 소형화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산업에도 적지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