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기후변화를 넘어서자-인터뷰-이길재 동양건설산업 사장

[연중기획]기후변화를 넘어서자-인터뷰-이길재 동양건설산업 사장

  “정부 발주 공사나 민간 주택건설만으로는 사업을 해나가기가 어렵습니다.”

  지난 13일 서울 대치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길재 동양건설산업 사장은 건설업계의 위기감을 강조했다.

  중견 건설사로서 원가경쟁이 점점 어려워지고,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사업기회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에 눈을 돌린 것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때마침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정책을 추진하면서 태양광이나 풍력·홈 연료 등에서 신시장이 열렸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동양건설산업의 미래다. 동양은 201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사업모델을 정착해 시공능력 기준 국내 상위 20대 건설사에 포함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여 명으로 이뤄진 에너지사업본부를 신설하면서 신재생 사업계획을 구체화했다.

  이길재 사장은 “회장님을 비롯해 전사 차원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에 매우 관심이 많다”면서 “재생에너지 기술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고 투자 가능성을 검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세계에서 처음 발표한 연료전지 아파트는 3년간이나 기술개발에 심혈을 기울인 이길재 사장의 ‘작품’이다. 독일이나 일본 등 연료전지 선도국도 이루지 못한 기술을 개발한다는 부담이 컸지만 ‘세계 최초 연료전지 아파트 상용화’라는 꿈을 뚝심 있게 밀고나간 것이다.

  “수도권은 공간적·환경적 제약 때문에 태양광이나 풍력에너지를 활용하기가 적절하지 않습니다. 반면 도시가스 보급률이 80%나 돼 이를 연료전지에 활용하면 되겠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기술적 요소를 깊이 연구해 기존 저탄소 방식보다 사용이 편하고 절약률이 높은 방법을 찾아내는데 힘쓸 것입니다.”

  이 사장은 올해 지열과 태양광 아파트도 선보일 계획이다. 지열 발전기술을 활용해 냉난방과 부대시설 에너지를 100% 공급하고, 단지 내 조명이나 가로등은 태양광으로 밝히게 된다. 또 가정용 에너지관리 시스템(HEMS)을 모든 가구에 도입해 각 가정에서 에너지 소비를 컨트롤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이길재 사장은 직접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꾸려가는 데에도 관심이 많다. 지난 2008년 동양 최대 규모인 24㎿급 신안 동양태양광발전소를 준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에는 태양광 기자재 국산화가 전혀 없는 시절이어서 24㎿에서 그쳤지만 지금은 국내 기술도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앞으로 태양광 발전소 설치를 더욱 확대할 생각”이라고 했다. 지난해에는 신안 앞바다에 200㎿ 크기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금은 바람길이나 풍속 등 기술자료를 수집하는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사장은 향후 친환경 바이오에너지나 수력·조류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전반으로 관심분야를 넓힐 계획이다. 먼저, 작고 쉬운 것에서 시작해 크고 어려운 분야로 진출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구상이다.

  이길재 사장은 “수력이나 조력발전은 토목산업이어서 건설업계에도 큰 도움이 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이라며 “정부가 이 분야에도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

[연중기획]기후변화를 넘어서자-인터뷰-이길재 동양건설산업 사장
[연중기획]기후변화를 넘어서자-인터뷰-이길재 동양건설산업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