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가 방송영상클러스터로 주목받고 있다. 영화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과 ‘밀양’의 이창동 감독 등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 감독들이 하나 둘 둥지를 마련하는가 하면 덕양구 삼송동에 대단위 방송영상단지도 들어선다. 100만 인구의 약 40%가 서울로 출근하는 등 뚜렷한 특화산업이 없던 고양이 최근 몇 년 새 국내의 대표적 방송영상클러스터로 부각한 데는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GIPA)의 역할이 컸다.
17일 정찬근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장은 “서울과 가까운 고양은 방송영상산업 인프라가 탁월하다”면서 “대단위 방송영상단지인 ‘브로멕스(Bromex)’를 성공적으로 조성하는 등 고양을 방송영상 메카로 만들기 위해 시와 힘을 합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공학박사이자 기술사인 정 원장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17년간 근무한 정통 엔지니어출신이다. 전문가 파견 형식으로 한때 정당에서도 근무했다. GIPA에 오기 전에는 벤처기업을 2년간 심사하는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2004년 초대 고양정보산업진흥원장에 오른 그는 고양시의 미래를 좌우할 ‘브로멕스’ 사업이 출범하는 데 산파역할을 했다. 영어 ‘브로드케스팅 앤드 멀티미디어 콤플렉스(Broadcasting and Multimedia Complex)’의 약어인 ‘브로멕스’는 고양시 삼송동에 지어지는 아시아 최대규모 방송영상산업단지의 프로젝트 이름이다. 추정 공사비가 2조원이 넘는 거대 사업이다. 완공 예상시기는 오는 2020년이다.
“초기에는 일정 규모의 방송영상 기업을 우선 유치하고 이후 국가와 도의 시설도 끌어올 계획”이라고 밝힌 정 원장은 “‘힐사이드’를 비롯해 ‘밸리’ ‘필드’ 등 3가지 사업으로 추진되는데 현재 ‘힐사이드’만 사업주체가 정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33만6092㎡ 면적에 지어지는 ‘힐사이드’ 방송영상단지는 시의 계획대로라면 1500개가 넘는 방송영상 기업이 입주한다.
정 원장은 “고양시는 서울 상암 DMC와 파주 출판영상산업단지로 이어지는 ‘자유로 미디어벨트’에 위치해 있다”면서 “브로멕스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고양은 국내를 넘어 아시아 최대의 방송영상클러스터로 명성을 떨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시의 산업정책 개발과 전략산업 육성에 있어 진흥원이 싱크탱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강조한 정 원장은 “경기도와 힘을 합쳐 200억원 규모의 방송영상 펀드를 조성하는 등 올해도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양=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