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 의무적용 기업 20% ‘뒷짐’

국제회계기준(IFRS) 의무 적용이 반년 남짓 밖에 남지 않았지만 대상기업의 20%는 여전히 준비에 들어가지도 않은 채 뒷짐만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현재 IFRS 의무적용 대상기업 1923개사의 공시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80%인 1540개사(상장폐지·폐지예정 52개사 포함)가 IFRS 도입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나머지 20%에 해당하는 383개사는 아직까지 준비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미착수 기업의 대부분은 IFRS 도입 영향이 적은 중소기업이다.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은 100% 착수율을 보인 가운데 5000억∼2조원 97.9%, 1000억∼5000억원 83.9%에 이어 1000억원 미만은 71.2%에 그쳤다.

금융위는 이들 기업이 상반기에 준비에 들어가면 기한 내 준비를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IFRS 도입 준비에 걸리는 시간이 3∼6개월인데다 미착수기업에 자산규모 1000억원 이상 중견기업과 대기업도 일부 포함돼 있어 IFRS 본격 적용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미착수 기업에 대한 조속한 준비 착수를 촉구하는 동시에 대기업의 경우는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에 대한 면담을 벌이고,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현장 방문을 통한 별도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또 IFRS 도입으로 인해 금융권의 건전성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연말까지 은행과 보험 등 권역별로 감독규정 개정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은행의 경우는 대손준비금을 대손충당금과 동일하게 간주해 대손충당금 적립률과 단순자기자본비율 등을 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산정기준을 정비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날 오전 금감원, 한국거래소, 한국상장사협의회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제4차 IFRS 정착추진단회의를 열어 전반적인 IFRS 도입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미착수 기업 관리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