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똑똑한 전력망인 ‘스마트그리드’가 세계적인 핫이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G8 정상회담에서 이탈리아와 함께 스마트그리드 개발 선도국으로 선정되면서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가는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에도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다. 전자신문은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KSGI), KOTRA와 공동으로 매주 세계 주요국의 스마트그리드 정책과 시장 현황을 점검한다. ‘지피지기 백전불패’라는 말처럼 외국의 상황 분석을 통한 전략적 사업 추진으로 우리나라가 ‘스마트그리드 선진국’으로 도약하길 기대해 본다.
미국의 ‘개척정신’은 스마트그리드 사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스마트그리드 분야를 개척해 나가고 있는 국가 중 하나가 바로 미국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SBI에 따르면 미국의 스마트그리드 시장 규모는 2009년 현재 60억달러(약 6조8000억원)이며, 연평균 21% 성장해 2014년엔 170억달러(약 19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오바마 정부는 스마트그리드를 그린뉴딜 정책의 핵심으로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미터 보급률이 높은 미국 시장은 배전, 수용가 스마트그리드 지원 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기업의 송전기술은 비교적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 중전기 및 초고압 케이블 시장은 스웨덴의 ABB 등 유럽 4개 기업이 80%를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과 KOTRA의 분석에 따르면 여전히 스마트그리드 주요 기술이 배전단 이하의 전력흐름 지능화에 보다 중점을 두고 있어 전체적인 주도권은 당분간 미국이 가지고 갈 전망이다.
미국의 각 주는 미 에너지부(DOE)가 정한 연방정부 단위의 에너지 정책 테두리 안에서 개별 상황을 반영한 독자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스마트그리드 보급은 각 주의 에너지 정책과 법률, 전력회사의 특성 등과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다. DOE는 지난 2003년 ‘스마트그리드 2030 버전’을 공표해 각 주나 전력회사 및 수용가를 대상으로 한 홍보 활동을 펼치며 산업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곳이 뉴욕이다. 지난해 뉴욕의 스마트그리드 연구개발(R&D) 총 예산 규모는 177개 과제에 15억5000만달러(약 1조7870억원)다.
뉴욕에서는 스마트그리드 구축과 효과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스마트그리드 컨소시엄이 작년 7월 비영리단체로 정식 출범했다. 이 컨소시엄의 주요 역할은 뉴욕의 스마트그리드 전략·비전·프로세스 개발, DOE와의 연결고리 역할 수행, 자금 조성, 공동연구개발 지원 등이다. GE, IBM 등 스마트그리드 분야 다국적기업의 본사가 있는 뉴욕은 금융·미디어의 중심지여서 손쉽게 자금 조달이 가능해 경쟁력을 갖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도 스마트그리드 지원에 적극적이다. 미국 내 스마트그리드 개발은 미국경기회복및재투자법(ARRA)에 따라 그리드 현대화에 배정된 45억달러와, 송전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융자금 72억5000만달러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 미국 연방정부는 스마트그리드시범프로그램(SGDP)에 따라 유망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지역 시범사업에 1억달러, 에너지 저장 시범사업에 5억150만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공동기획:KSGI 전자신문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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