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내년 7월 5.5세대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양산한다. 기판 크기가 1300×1500㎜에 달하는 대형 기판에서 AM OLED를 생산,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에 이어 OLED TV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공격적인 전략이다. 반도체·LCD뿐만 아니라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초격차’를 확보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결정이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대표 강호문, 이하 SMD)는 2012년까지 2조5000억원을 들여 충남 탕정에 있는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단지에 5.5세대 AM OLED 양산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확정한 총투자금액은 당초 알려진 것보다 1조원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공동 합작사인 삼성전자, 삼성SDI와 협의를 거쳐 투자금액 분담률 등을 결정한다. SMD는 특히 5.5세대 이후 8세대 양산까지 가능한 대형 공장도 건립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투자는 국내 경쟁사는 물론이고 대만·중국 등 AM OLED 후발주자의 추격을 뿌리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AM OLED 양산에 성공, 90%(출하대수 기준)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후발업체와 현격한 차이가 있다. 그런데도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후발주자들이 투자에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시장 주도권을 확실하게 틀어쥐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신설 5.5세대 AM OLED 양산 라인은 세계 최대 규모다. 월 7만장(투입기판 기준) 수준의 양산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SMD는 우선 내년 7월까지 1조6000억원을 들여, 신공장 건설 및 1단계 5.5세대 양산라인 구축을 마친다. 월 3만장 규모의 양산 체계를 갖춘 후 향후 시장 상황에 대응해 9000억원 규모의 2, 3단계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SMD 관계자는 “내년 7월부터 5.5세대 양산이 가능하도록 향후 1년간 공장 건설 및 장비 발주 등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최초 3만장 수준의 양산 캐파를 확보한 다음 시장 상황에 대응해 증설 투자 시기를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이충훈 유비산업리서치 사장은 “5.5세대 양산을 본격 시작할 2012년께 30인치급의 OLED TV가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SMD의 선도적인 투자로 인해 올해 AM OLED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