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룡 코글로닷컴 대표, 남과 같이 해서는 살아남지 못해

"남과 차별화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자신만의 노하우와 콘텐츠를 가진 전문가가 돼야 합니다. 아무리 작은 가게를 하건, 아무리 작은 물건을 만들건 무조건 세계를 무대로 하십시오. 어떤 일을 하건 반드시 사회적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일을 하십시오."

`옥션 신화` 주인공인 이금룡 코글로닷컴 대표가 후배들에게 전해주는 디지털 시대 성공비결이다. 지난달 28일 서울산업기술대에서 예비창업자 100여 명을 대상으로 예스리더스 기업가 정신 강의에 나선 그는 최근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변화의 핵심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패러다임 전환`으로 정의하고 "예비창업자들은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기업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강의 요지.

지난 50년은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한 발전이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명확히 눈에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시대다. 콘텐츠, 특허 지식이 위력을 발휘한다. 대표적인 예가 휴대폰이다. 삼성전자가 이제 막 노키아를 따라잡고 세계 1위를 하려는 참인데, 난데없이 스마트폰이라는 게 나오면서 게임 룰 자체가 바뀌어버리지 않았는가. 아이폰은 대만에서 만들지만 누구도 그것을 대만 제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드웨어보다는 그 안에 있는 프로그램을 누가 만들었느냐가 더 중요한 세상이다.

2000년대 이후 `제4의 물결`이라고 부를 만한 새로운 흐름이 나타났다. 롤프 옌센은 이를 "인간이 중심이 되는 세상"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토지ㆍ자본ㆍ지식이 아니라 인간이 중요한 시대, 특히 인간 감성이 중요한 시대라는 설명이다. 제4의 물결 시대에 중요한 건 창조와 상상력이다. 사람들을 감동시키려면 그동안 사람들이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

제4의 물결은 디지털 시대가 본격 도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시대가 아날로그 시대와 다른 가장 큰 이유는 1등만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아날로그 시대에 존재하던 정보의 비대칭성과 물리적 공간 제약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승자독식 시대다. 이렇게 보면 고용 불안은 당연한 현상이다. 1등 기업만 살아남고 그 외 기업들은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업난 해결을 위해 중소ㆍ벤처기업 육성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1등을 많이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1등은 크게 세 가지인데, 완전경쟁시장에서 이기는 1등과 유일무이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기업, 남과 차별화한 기업이다. 완전경쟁은 대기업이 유리할 수 있지만, `온리원(only one)`과 차별화는 중소기업, 벤처기업이 더 잘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는 지식이 중요하다. 여기서 지식이란 `주관적 지식`을 말한다. 나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다시 말해 나만의 노하우나 콘텐츠가 중요하다. 결국 전문가가 돼야 한다.

창조형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 분야에서 어떤 것을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게 `양질 전환 법칙`이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양이 있어야 그것이 질로 전환된다. 매일매일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려는 노력을 하고, 이것이 축적될 때 깊이가 생기고 창조성이 생긴다.

디지털 시대는 글로벌 시대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행여 꿈에서라도 내 활동 범위를 국내로 한정 짓지 마라. 대한민국은 너무 좁은 나라다.

또한 어떤 형태로든지 사회적 가치가 있는 일을 찾아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가치가 있는 일을 해야 도와주는 사람이 생긴다. 사회적 가치의 근본은 윤리다. 사업에 실패한 사람은 패자부활전이 있지만 윤리에 실패한 사람은 패자부활전이 없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은 꿈을 가지라는 것이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원래 트럭 운전사였다. `스타워즈`를 보고 감동한 나머지 나도 저런 영화를 만들겠다고 결심해 결국 영화감독이 됐다. 여러분 모두 창조적 기업가로서 매일매일 노력해 달라.

※ 매일경제신문사ㆍ중소기업청ㆍ벤처기업협회ㆍ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공동주최

[매일경제 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