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터지는 곳은 어디나 와이파이(Wi-Fi) 존으로 만들겠다.’
더웨이브(대표 장진욱)는 2007년 설립됐다. 설립 이듬해인 2008년에 LG텔레콤에 선불폰을 개발해 납품하면서 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1년 만에 휴대폰 사업을 접고 휴대폰용 라우터 개발에 올인했다. 통신시장이 CDMA 기반에서 와이파이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전략적 선택이었다. 회사 설립은 2007년이지만 올해가 진정한 창업 원년인 셈이다.
회사 운명을 건 주력 사업 변경에는 장 사장을 비롯해 더웨이브 경영진 및 주요 엔지니어들이 국내 첫 무선모뎀카드 개발사인 이소텔레콤 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이소텔레콤은 이미 1999년에 무선인터넷 모뎀카드를 개발해 SK텔레콤과 전략적 제휴을 맺을 정도로 기술력이 앞서가는 벤처였다. 더웨이브는 당시 주축들이 모인 기업인만큼 새로운 트렌드를 읽고 변화를 추구하는 판단도 빨랐다.
이 회사가 지난 3월 출시한 휴대폰용 인터넷 공유기 ‘단비(Danbi)’는 그 결과로 나온 제품이다. ‘단비’는 휴대폰에 연결해 휴대폰을 무선인터넷 중계기로 만들어주는 일종의 휴대폰용 라우터면서 노트북 전원으로 휴대폰을 충전해 주는 충전기 기능도 겸비한 제품이다. 휴대폰 전원 단자에 꽂기만 하면 별다른 조작 없이 주변을 와이파이 존으로 만들어 와이파이 기능이 있는 노트북이나 PMP·아이팟 등에서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이 제품 하나면 3개의 기기까지 무선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물론 사용 요금은 휴대폰 요금으로 계산되므로 사전에 별도의 부가서비스를 신청해야 과도한 요금이 부과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 이동통신사별로 제공하는 데이터 요금제를 이용하면 월 1만원 정도에 500MB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최근 총판 계약을 맺은 LD네트웍스가 인터넷 쇼핑몰 11번가를 통한 인터넷 판매에 돌입, 공유기 범주에서 벌써 판매 순위 1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단비’가 더웨이브의 새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된 셈이다. 이달부터는 KT에서도 본격 판매한다. KT는 이 제품을 ‘쇼스마트500’ 등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 바 있다. SK텔레콤도 이르면 7월께부터 신규 상품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더웨이브는 올해 이 제품을 중심으로 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와이파이 기능을 갖춘 국내 휴대용 기기 사용자 약 430만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판매를 병행해 연간 20만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내달에는 해외시장을 겨냥한 2차 모델도 선보인다. 해외에서 주로 쓰이는 휴대폰은 배터리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배터리를 자체 내장한 제품이다. 차후에는 아이폰용 모델도 개발해 내놓을 계획이다.
장진욱 사장은 “전 세계 와이파이 기기 시장은 9억대 규모로 USB 모뎀을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최소 8억대 정도는 잠재 고객이고, 이 가운데 1%만 점유해도 8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것”이라며 “와이파이 기반의 응용 제품 분야에서 세계적인 전문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세계 시장을 향한 포부를 밝혔다.
성남=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