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첫 국제기구로 자리매김할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가 내달 공식 출범한다. GGGI는 서울 중구 정동에 본부를 두며, 비영리법인으로 최근 설립인가 및 등기를 완료했다.
정부는 18일 국무회의를 열고 GGGI 설립을 위한 예산지원안을 확정했다. ‘동아시아기후포럼’이 열리는 내달 16일 해외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출범하며, 내년부터 유럽을 시작으로 대륙별로 지부를 설립하고 해외 전문인력도 확충한다. 2012년에 국가간 조약에 기반해 국제기구로 전환할 방침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이 지난 20여년간 기후변화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데 공헌했다면 GGGI는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동시에 경제 발전을 도모하는 등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둔 창의적 기구”라며 “무엇보다 한국이 주창한 의제를 가지고 한국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 창설의 최초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초대 이사장을 한승수 전 국무총리가 맡는다. 기후변화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니컬러스 스턴 영국 런던정경대(LSE) 교수, 토머스 헬러 미국 스탠포드대 교수, ’클라이미트워크스재단’의 안드레아 머클 사무총장, 신각수 외교통상부 1차관, 김상협 청와대 미래비전비서관 등이 이사로 참여한다. 또 아랍에미리트(UAE),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등 4~5개국의 유력 인사가 이사진에 추가 합류할 예정이다.
정부는 GGGI 운영을 위한 재원 공여를 주도해 초기 3년간 해마다 약 1000만달러를 지원한다. 외국 정부 및 해외 재단 자금을 확보해 국제적 재원 조달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UAE·독일·노르웨이 등 유럽 및 중동 지역 3∼4개 국가와 인력 및 자금 협력을 추진 중이다.
GGGI는 또 호주의 국제CCS연구소(GCCSI)와 유엔 산하에 설립될 예정인 기후변화 고위급 패널과 긴밀히 협력하고, 매킨지로부터 ‘프로젝트 컨설팅’을 지원받는 등 세계 유수의 민간기관·회사와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바탕으로 녹색성장 전략을 마련해 후발 개발도상국들에게 전수할 방침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우리가 녹색성장이 가장 잘 된 나라는 아니지만 명실상부한 녹색성장의 주도국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며 “우리 정부도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GGGI(Global Green Growth Institute)=온실가스 감축을 성장과 연계한 녹색성장 전략 및 정책을 연구함으로써 유엔(UN) 등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활동을 뒷받침할 기구다. 새로운 글로벌 성장 패러다임으로서 △녹색성장 이론 체계화 △녹색성장 모델의 글로벌 전파 △개발도상국 여건에 맞는 녹색성장에 대한 계획 수립, 지원 등을 목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