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 전도연이 주연을 맡은 임상수 감독의 ‘하녀’가 국내는 물론이고 경쟁부문에 진출한 칸 영화제에서도 호평받으며 선전하고 있다. ‘하녀’는 김기영 감독의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에서 팜므파탈이던 하녀가 착하다 못해 백치에 가깝고 안주인의 엄마 캐릭터가 추가됐다는 점이 다르다. 임 감독은 다섯 캐릭터의 내·외면적인 주종 관계를 통해 인간의 마음에 잠재돼 있는 ‘하녀근성’을 이야기했다. 가진 자는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타인을 짓밟고 가진 것 없는 자는 있는 것이라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충격적인 결말이 압권이라는 평이다.
이혼 후 식당 일을 하면서도 해맑게 살아가던 은이(전도연 분)는 대학에서 유아교육과를 다닌 이력으로 까마득하게 높은 상류층 대저택의 하녀로 들어간다. 완벽해 보이는 주인집 남자 훈(이정재 분)과 쌍둥이를 임신 중인 세련된 안주인 해라(서우 분), 자신을 엄마처럼 따르는 여섯 살 난 나미, 집안일을 총괄하는 나이든 하녀 병식(윤여정 분)과의 생활은 낯설지만 즐겁다. 어느 날, 주인 집 가족의 별장 여행에 동행하게 된 은이는 자신의 방에 찾아온 훈의 은밀한 유혹에 이끌리고 본능적인 행복을 느낀다. 이후 은이와 훈은 해라의 눈을 피해 격렬한 관계를 이어간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