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TV가 전 세계에서 인기지만 3D 패널 부족으로 TV를 못 만들고 있습니다. 주문량의 70~80%만 겨우 소화하고 있어요."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
"패널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의 공급이 부족합니다. 요즘은 패널 주문을 따오는 것뿐 아니라 부품 확보가 중요한 과제입니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IT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업계가 부품ㆍ장비의 `쇼티지(공급 부족)`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격을 올려줘도 원하는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장비 부족으로 투자를 지연시키는 사례도 있다.
지난 17일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ㆍLCD를 중심으로 26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러한 공급 부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지난 2~3년간 경기 침체 영향으로 글로벌 IT기업들이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삼성이 선제적인 투자로 물량을 늘려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공급 부족이 가장 심한 분야는 LCD 패널이다. LCD 패널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인 드라이브IC, 광학필름, 유리기판(글래스), LED칩 등 대부분이 공급 부족이다.
LCD 패널이 광원으로 LED칩을 사용하고 화질이 좋아지면서 이러한 부품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패널 하나에 들어가는 드라이브IC 숫자가 많아진 데다 LED칩 수요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드라이브IC 가격은 이미 15%나 뛰었으며 곧 50% 인상 소식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패널이 제때 공급되지 못하다보니 삼성전자가 올해 야심차게 내놓은 3D TV는 주문량의 70~80%만 겨우 맞추는 실정이다. 삼성에서 대형 TV에 들어가는 LCD 패널을 공급받는 일본 소니는 원활한 부품 조달을 위해 하워드 스트링어 소니 회장이 다음주 급거 한국을 찾는다.
반도체 역시 마찬가지다. 경기 회복에 따라 PC 수요는 급격히 늘고 있는데 여기에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 PC 수요는 전년보다 2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메모리 반도체는 연말까지 5%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DDR3 D램의 경우 지난해 초 개당 0.94달러에서 최근 2.69달러까지 치솟았다. 1분기는 비수기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반대로 10% 이상 가격이 올랐다.
강윤흠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말까지 만성적인 부품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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