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앞서가는 中企 ① / LEDㆍ반도체◆

기업에 위기가 닥쳤을 때 그 돌파구는 역시 기술개발에 있다. 중소기업청은 창업진흥원ㆍ기술보증기금과 함께 2008년과 2009년 총 3차례에 걸쳐 기술창업 선도기업을 선정했다. 이 기간 300개가 넘는 창업 7년 이내 기업들이 신청서를 냈고 기술평가를 비롯한 종합심사를 거쳐 이 가운데 40개 기업이 창업ㆍ성장 부문으로 나뉘어 뽑혔다. 매일경제신문은 지난해 상ㆍ하반기 두 번에 걸쳐 선정된 창업 부문 20개 기업 가운데 15개 기업을 간추려 총 4회 시리즈로 그들의 기술과 성장 원동력을 소개한다.

광주에 위치한 발광다이오드(LED) 업체 포스포는 LED 형광체라는 독특한 소재를 만든다. 최근 산업계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LED 생산을 위해서는 그와 같은 형광체가 필수적으로 투입된다. 현재 조명이나 디스플레이 광원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백색 LED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청색 LED 칩 위에 황록색 형광체를 덧씌워야만 한다.

2003년 포스포를 창업한 박승혁ㆍ윤호신 대표는 모두 30대의 젊은 창업자다. 가업을 승계한 2세나 전문경영인도 아닌 이들은 대학원에서 화학을 전공한 뒤 오로지 배우고 닦은 기술력 하나로 서로 합심해 회사를 세웠다.

박승혁 대표(33)는 "연구원 출신이라 사업에는 경험이 없는 만큼 밤낮으로 연구개발에만 매달린 결과 글로벌 경쟁사와 기술 수준이 유사한 형광체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새로 개발한 형광체 3건에 대해 양산을 거친 포스포는 지난해 매출 42억원을 거뒀다.

회사를 창업하기 전 중소기업 기술담당 이사로 일하며 가스 측정시스템을 개발했던 유승교 씨(50)는 반도체 공정을 어떻게 하면 더욱 안전하게 유지할지 고민했다.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독 가스나 화학물질로 장비가 오염될 경우 오히려 금전적 피해는 더욱 클 수 있다고 여겼다.

그는 2003년 대전에서 LCDㆍ반도체 공정의 오염도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 제조업체 위드텍을 창업했다.

유 대표는 자사 연구원들과 미세한 나노 크기 입자의 오염물질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장비 개발에 나섰고 창업한 지 불과 몇 개월도 안 돼 산성ㆍ염기성 가스 모니터링 장치를 양산하게 됐다. 2004년 첫 매출은 9억원에 그쳤지만 이후 이 회사 기술력을 알아본 대기업이 먼저 손을 내밀었고 위드텍 매출은 2006년 25억원, 2007년 35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유 대표는 "초정밀 측정기술을 토대로 바이오나 의료보건, 군사ㆍ우주산업 분야 물질분석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는 등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2005년 경기도 화성에 설립된 케이엔제이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연마하는 장비를 생산한다. 이 회사는 패널 자체를 연마해 줄 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패널에 이상은 없는지 자동으로 검사할 수 있는 장비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고속에지 그라인더`로 불리는 이 장비는 간편한 모니터링과 세심한 연마가 가능하다.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 세계 1위인 삼성과 3~4위인 대만 업체에 납품하는 데 성공했고 지난해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 심호섭 대표(36)는 기술 자부심을 바탕으로 이제 세계시장 공략을 표방하고 있다. 그는 "디스플레이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는 중국시장 진출을 준비하고있다"고 말했다. 물론 국내 대기업과 함께 신규 아이템을 개발하는 등 신사업 영역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심 대표는 "LED 제품의 휘도를 검사하는 장비 개발을 대기업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등 반도체 장비 생산에 관한 전문 기술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원 : 중소기업청 창업진흥원 기술보증기금

[매일경제 서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