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분기 영업이익 152% 급증

국내 상장기업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 급증했다. 특히 대기업ㆍ중견기업 중심인 유가증권 상장사 영업이익이 179%나 급증했고 코스닥 기업은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본격적인 경기 회복으로 IT와 자동차 등 대표적인 제조업종의 초호황이 나타났고 이에 힘입어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는 분석이다.

18일 매일경제가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공동으로 유가증권과 코스닥 소속 상장기업의 올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다.

분석 대상은 1분기 실적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1529개사로 12월 결산법인과 함께 6월ㆍ9월 결산법인도 대상이 됐다. 단 국제회계기준(IFRS)을 올 1분기부터 조기 적용하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44개사는 회사 측이 공시한 잠정실적이 있으면 실적합계에 포함했다.

상장기업의 1분기 매출액은 총 314조7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6조6128억원으로 152% 늘어났다. 순이익은 25조8930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5358억원에 비해 10.2배(921%)나 급증했다.

매출액 증가율은 2009년 2분기에 -0.47%로 부진을 보인 이후 3분기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영업이익 또한 2009년 2분기를 바닥으로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기 반등과 중국 고성장으로 글로벌 수요가 회복됐다"며 "IT와 자동차 산업이 전체적인 실적 향상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1분기 매출액영업이익률은 8.5%를 기록했다. 1000원어치를 팔아 85원을 번 것이다. 기업들의 이익창출 능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05년 3분기 8.64%를 기록한 이래 약 5년 만에 최고치로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기업들의 시장지배력이 초호황기 수준에 올라왔음을 시사한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화가치 상승으로 주요 수출기업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의외의 성과가 나왔다"며 "금융위기 속에서 주요 경쟁자들이 쇠퇴하면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판매가격을 올린 것이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뚜렷한 구분이 나타났다. 매출액 증가율은 코스닥이 20.46%로 코스피 15.7%보다 우위에 있었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은 코스피가 179%로 코스닥 16%보다 월등히 앞섰다.

순이익은 코스피 상장사가 843% 급증했으며 코스닥은 지난해 같은 기간 391억원 적자에서 올 1분기 1조5974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기업별로도 분석 대상 951개사 중 26.8%인 255개사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등 코스닥의 중소 상장사들이 잇달아 순이익을 낼 수 있는 경영 구조를 갖추게 됐다.

이 같은 현상은 IT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수출제조업 초호황이 중소 부품사 수익성 향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조병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절대 수치 면에서는 IT와 자동차 성적이 돋보였지만 턴어라운드 강도로는 운송과 화학 업종도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매출액영업이익률에서 코스피가 9.0%를 기록한 반면 코스닥 소속 상장사는 4.9%로 절반 정도에 그쳐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 이익률이 낮은 구조는 여전히 이어졌다.

1분기 상장기업 호성적은 2분기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2분기도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에 2분기 성장률 또한 높을 것"이라며 "유럽발 위기 가능성도 있지만 중국과 미국 경기 회복이 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일경제 임상균 기자 / 김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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