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활동에 필요한 거의 모든 걸 지원해준다는데 당연히 전북으로 가야죠.”
충전기업체 시그넷시스템(대표 황호철)이 경기도 고양시를 떠나 전북 군산의 자유무역지역으로 본사 및 공장을 모두 옮긴다. 이 회사는 전기차 급속충전기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지닌 중소기업으로 생산량의 98%를 미주지역에 시판하고 있으며 누적수출액은 5500만달러에 달한다.
최근 시그넷시스템은 전라북도와 기업 이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 고양시 소재 생산공장과 연구소에 위치한 43억원 규모의 생산설비를 오는 8월까지 군산자유무역지역의 표준공장으로 이전하고 제품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수도권 유망중소기업이 지방공단으로 생산공장뿐 아니라 본사까지 옮기는 드문 사례다.
이 회사 황호철 사장이 연고가 없는 군산으로 내려갈 결심을 굳힌 배경에는 저렴한 땅값과 전북도 및 군산시의 전폭적인 지원 약속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군산자유무역지역은 땅값이 평당 40만∼50만원으로 수도권 공단지대에 비하면 4분의 1 이하다. 전북도는 호남광역경제권 선도사업으로 전기차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어 전기차 테마주로 분류되는 시그넷시스템과 같은 중소기업들은 지자체를 등에 업고 대형 정부과제를 따내기도 유리한 입장이다. 저렴한 생산인력을 구하기도 수도권보다 용이하다. 전북도가 약속한 각종 세제혜택과 지원도 파격적인 수준이다.
황 사장은 당초 MOU 행사가 끝나고 직원들을 위한 군산지역 아파트를 직접 알아보려 했지만 이학진 군산시장 권한대행은 적극 만류했다. 직원 숙소문제도 군산시가 알아서 최적의 조건으로 해결해주겠다는 약속이었다.
황호철 사장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이보다 더 유리한 조건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군산 이전으로 전기차 분야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부품업체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군산 자유무역지역에 투자를 진행하는 유망 중소기업은 애경유화, 대정EM 등 5∼6개에 달한다. 한편 전기차 업체 CT&T도 전남 영광군에 대규모 전기차 공장을 짓기로 해서 호남권 전기차 클러스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