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는 글로벌싱글인스턴스(GSI) ERP 구축 프로젝트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삼성, LG 등 일부 그룹의 주력 계열사만 GSI ERP를 구축했거나 구축중인데, 최근 들어 이들 그룹의 다른 계열사들은 물론 다른 상위 그룹들도 잇달아 프로젝트를 시작했거나 검토에 들어갔다. 산업별로도 전기전자 위주의 대기업에서 벗어나 소비재, 유통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GSI ERP 프로젝트가 확산되고 있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그룹은 삼성그룹이다. 지난 2007년부터 GSI ERP 구축 작업을 진행해온 삼성전자가 올초 신시스템을 가동한데 이어 최근 들어 삼성그룹의 다른 전기전자 계열사도 잇달아 GSI ERP 구축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삼성전기가 국내 본사 GSI ERP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데 이어 상반기 중에 해외 법인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어 삼성SDI가 올 상반기 GSI ERP 구축 작업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해외 시스템 구축을 본격화했다. 삼성SDI는 이미 구축된 본사 ERP 시스템을 기반으로 올 상반기부터 해외 8개 법인과 7개 사무소의 ERP 시스템 구축에 나서 내년까지 GSI ERP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GSI ERP 뿐만 아니라 기존 ERP 시스템 업그레이드 및 확장 작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제일기획이 ERP 시스템을 본격 가동했고, 제일모직 의류부문도 지난해 중국 법인에 이어 올해 이탈리아 법인을 마지막으로 GSI ERP 구축 작업을 완수했다. 이어 올해 삼성물산이 기존 재무회계뿐 아니라 구매, 인사 모듈 등 전 업무영역에 ERP를 확대 구축할 계획이고 삼성건설도 해외법인 ERP 시스템 통합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호텔신라가 그동안 재무 영역에만 한정돼 있던 ERP시스템을 다른 업무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삼성그룹 관계사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SAP의 ERP 패키지를 적용했다.
LG그룹도 LG전자를 필두로 ERP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LG전자의 글로벌 ERP 구축 작업이 올 하반기에 완료될 예정이며, LG디스플레이가 GSI ERP 시스템 구현을 위한 글로벌 ERP 통합 작업을 현재 검토중이다.
이어 LG이노텍이 내년부터 해외 법인 등의 GSI ERP 구축에 나선다. LG이노텍은 이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국내 주요 사업부를 중심으로 ERP 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우선 올 1분기에 LED사업부에 ERP 구축을 완료한 데 이어 현재 PCB사업부에 ERP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오라클 패키지를, LG이노텍은 SAP 패키지를 적용했다.
두산그룹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올 상반기까지 해외법인 ERP 시스템 구축을 마칠 계획이며, 두산 전자BG가 올 하반기에 ERP 패키지 도입을 위한 검토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일정대로 검토가 이뤄질 경우 내년부터 ERP 시스템 구축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또 두산인프라코어의 방위사업부문을 분리해 신설한 두산DST도 지난달 ERP 시스템 구축에 착수, 내년 4월까지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DST는 모두 SAP 패키지를 적용했으며 두산 전자BG는 아직 패키지 제품을 결정하지 않았다.
현대그룹에서는 현대상선이 지난해부터 GSI ERP 시스템 구축을 시작해 올 1월 국내 본사 ERP 시스템을 가동했다. 현대상선은 올해부터 23개국 32개 해외법인의 시스템 구축에 나서 하반기까지 프로젝트를 완료할 계획이다. 현대택배는 올초부터 ERP 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전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어 연내 시스템 구축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롯데그룹에서는 이미 ERP를 도입한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그리고 지난해 ERP를 구축한 롯데리아 이외에 올해부터 롯데슈퍼, 롯데홈쇼핑이 ERP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 올초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가 ERP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으며 롯데호텔 등 다른 관계사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지금까지 ERP를 도입한 롯데그룹 관계사는 모두 SAP 패키지를 적용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에서는 현대차의 글로벌 ERP 시스템 구축이 올 하반기 완료될 예정이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에 ERP 프로젝트를 시작해 내년 하반기에 완료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ERP 시스템 통합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를 기점으로 GSI ERP 구현에 나선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SAP 패키지를 도입했다.
한화그룹은 한화석유화학이 지난해 ERP 시스템을 가동한 데 이어 올해 한화S&C와 한화L&C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 외에도 산업별 주요 기업으로도 글로벌 ERP 시스템 구축이 확산되고 있다. 물류업계도 글로벌 ERP 통합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해부터 GSI ERP 구축을 목표로 프로세스 혁신을 진행해 올 9월 ERP 프로젝트를 시작할 예정인 범한판토스는 내년과 내후년에 걸쳐 GSI ERP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아직 패키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대한통운도 현재 ERP 통합을 위한 사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대한통운은 ERP 패키지를 도입할지, 자체 개발 방식을 택할지를 고민하고 있으며, 관리·회계 부문을 중심으로 전 세계 ERP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할 계획이다. 2007년부터 단계적으로 오라클 ERP 시스템을 구축해 온 대한항공은 내년 초에 ERP 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다.
식품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농심이 지난 4월 일본 법인을 마지막으로 글로벌 ERP 시스템 통합 작업을 완료했으며, CJ제일제당과 대상주식회사도 국내 본사와 해외법인 ERP 시스템을 통합하는 글로벌 ERP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그룹은 지난 2월부터 3개월간 PI작업을 진행했으며, 이달 말 ERP 시스템 구축을 시작한다. 현재 패키지 선정 작업을 진행중인데, 내년 3월까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 신세계푸드와 CJ푸드빌도 ERP시스템 구축을 위한 PI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