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그룹 IT조직 통합 이슈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계열사 중 가장 큰 규모인 하나은행 IT인력들에 대한 통합이 임박하면서, 하나금융지주가 인력 및 조직통합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어떻게 풀어가는가를 다른 금융지주사들이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지주의 당초 계획은 올 상반기 중으로 은행 IT인력들에 대한 통합작업을 마무리짓는다는 것이었다. 이후 지주사 내 IT 공유서비스센터(SSC)의 역할을 정의하고 효율적인 조직 구조를 정립하는 것이 예정된 수순이었다.
하지만 은행간 M&A와 지방선거 등의 이슈로 인해 당초 계획은 잠정적으로 보류된 상태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하나은행 IT인력들에 대한 통합은 우선 IT운용 부분의 인력들만 통합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는 6월 말까지 관련 협의를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하나은행의 전체 IT인력은 280명인데 이중 운용인력은 10명 이하에 불과하다. 운용 부문엔 이미 40여명의 하나INS 아웃소싱 인력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개발과 기획 부분에 대한 통합이 이뤄질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미 하나대투증권 IT인력을 통합할 때 노조의 반발로 심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계열사 중 가장 큰 IT조직을 가진 은행 IT인력에 대한 통합에 더 큰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나은행의 IT인력 통합은 이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산은금융지주,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기업은행 등 다른 지주사와 은행들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지주사들은 통합 자체보다 통합 이후 하나금융지주의 IT SSC 운용 전략과 통합효과가 주요 관심사다.
이처럼 그룹 계열사 IT조직 및 인력 통합을 통한 IT아웃소싱이 거스를 수 없는 추세가 되면서 금융지주사 관계자들은 효율적인 통합 방안과 IT SSC의 운용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SSC는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서 비용센터가 될 수도 있고 수익센터로 전환할 수도 있다”면서 “지주사 IT조직이 수익모델을 갖추기 위해서 SSC가 그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나INS로 IT인력 통합을 추진한 이후 통합과 재분배를 통해 중복 투자를 줄이고 효율적 자원 재분배를 통해 비용절감을 실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하나INS를 통해 구매업무를 통합함으로써 자원 구매력을 높여 구매비용 역시 절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엔 외부에 위임했던 IT개발업무 중 일부도 하나INS 인력들이 처리하고 있다. 아직 비중이 크진 않지만 프로젝트관리조직(PMO)이나 설계 등에 있어서도 차츰 하나INS 인력들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이 관계자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마케팅이나 모바일 채널의 급속한 발전 등 기술과 금융의 융합 분야에서 IT가 선도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상황 때문에 어느 때보다 통합되고 전문화된 IT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향후 하나INS는 하나금융그룹의 IT 서비스 총괄 공급자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일환으로 하나INS는 아직 통합하지 않은 계열사의 IT조직 통합과 하나INS의 경쟁력 강화라는 전제를 놓고 장기적인 회사 역량강화 방안과 직무별 조직구조 개선안을 수립 중이다.
최근 우리금융지주가 마지막 남은 우리투자증권 IT인력들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강한 반발에 부딪히는 등 금융지주사의 IT통합은 금융지주사 IT전략의 핵심 고민거리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최근 한화금융계열이 IT통합을 마무리한 데 이어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IT통합이 마무리 되면,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연이어 IT통합을 추진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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