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일본 도시바가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도시바의 기세에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23일 시장조사 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 1분기 43억6000만달러에 달했던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2위인 도시바는 매출액 기준 점유율 33.8%를 차지, 전분기 대비 2.8%나 급신장했다. 이는 상위 7대 낸드플래시 업체들 가운데 분기 성장률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1위인 삼성전자와 점유율 격차는 전분기 8.8%에서 4.7%로 크게 좁혀졌다. 미국의 마이크론도 지난 분기 9.1%의 점유율을 기록해 전분기대비 0.2% 늘어났다. 지난해 4분기 4위에 머물렀던 시장 순위도 하이닉스와 나란히 3위권에 올랐다. 특히 7대 낸드플래시 업체들 중 도시바와 마이크론을 제외하면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나머지 업체들은 모두 점유율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도시바가 삼성전자·하이닉스의 점유율을 잠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시장조사 업체인 D램익스체인지도 최근 1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도시바가 34.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지난해 4분기보다 2% 포인트나 점유율을 늘리며 삼성전자와 격차를 4.8%로 좁혔다고 파악했다.
이처럼 도시바와 마이크론이 공세를 펼칠 수 있는 것은 셀당 3비트(X3) 낸드플래시 등 최신 공정 기술로 발빠르게 전환하며 주도권을 쥐었기 때문으로 아이서플라이는 분석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을 태세다. 도시바는 오는 7월부터 일본 미에현 욧카이치 낸드플래시 공장 인근에 신규 ‘5라인’을 착공, 내년 봄 완공한다는 목표다. 신설 5라인을 본격 가동하게 되면 현재 월 26만개 수준인 웨이퍼 생산 능력은 두 배 가까운 50만개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의 월 30만개 생산 능력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아이서플라이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다시 기선을 잡기 위해 낸드플래시 생산 능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지난 1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은 수요 확대에 힘입어 1GB 기준 전분기 대비 평균 6.4% 하락하는데 그쳐 예년의 14% 감소율을 크게 밑돌았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