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업체 동양기전(대표 조병호·양재하)이 저속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동양기전은 이달초 전북 익산공장에서 전기골프카 조립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가 전국 골프장에 시판하는 전기골프카(모델명:에이프로)는 수명이 긴 딥사이클 납축배터리를 적용해 골프장의 유지비 부담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대당 판매가격은 1400만원대이고 필드테스트 결과, 일제 골프카와 비교해 등판능력, 승차감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회사 측은 하반기 500∼600대의 전기골프카를 시판해 골프카 내수시장(연간 3000대)의 20% 점유율을 확보할 계획이다.
동양기전은 유압실린더, 차량용 DC모터 등 자동차부품으로 연간 4000억원대 이상 매출을 올리는 중견기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골프카의 품질이 안정화되면 주행성능을 향상시킨 2인승 저속 전기차와 유틸리티 전기차를 곧바로 양산할 예정”이라면서 “저속전기차 모델의 출시시점은 내년초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전기골프카를 바탕으로 저속 전기차 시장에 진입한 CT&T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셈이다.
동양기전은 차량부품 분야에서 축적된 기술과 막강한 자금력을 갖춰 전기차 시장에서 선두업체 CT&T의 입지를 위협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CT&T는 지난해 골프카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일본 야마하, 그린보이(구 산요)를 압도했지만 올해는 동양기전의 시장 진입으로 진검승부가 불가피해졌다.
지난 연말에는 동양기전의 골프카 모터 납품사인 프레스토라이트를 CT&T가 전격 인수하면서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동양기전이 골프카 시장을 바탕으로 저속 전기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지 여부에 전기차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