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인텔, 소니 등과 함께 TV전략을 발표하면서 ‘제2의 아이폰 혁명’을 예고했다. 인터넷이 PC와 휴대폰에 이어 TV까지 옮겨가면서 세계 IT산업은 새로운 격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관련기사 9면>
구글은 인텔, 소니, 어도비, 로지텍, 베스트바이 등과 협력해 올 가을 ‘구글TV’를 선보일 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 다양한 콘텐츠 업체와 손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또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개방형 마켓 ’크롬 웹 스토어’를 연말에 공개할 계획도 밝혔다. 다른 웹 기업과 함께 오픈 웹 미디어 포맷인 ’WebM’을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는 지난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휴대폰 생태계를 뒤흔든 현상이 TV에서도 재현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달 애플이 TV를 발표하면 세계 IT업계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구글TV가 충격파를 일으키는 것은 PC에서 영향력을 보인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TV로 그대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기반으로 개발한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등 콘텐츠를 TV에서 구현하게 되면 트위터, 유튜브, 페이스북 등 주목받는 인터넷 서비스도 고스란히 TV 속으로 들어온다. 셋톱박스를 통한 주문형비디오(VoD) 중심의 인터넷(IP)TV에선 경험하지 못했던 새 차원의 세상이 펼쳐진다.
구글TV는 개방성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제조사, 플랫폼 업체들을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TV 콘텐츠를 지배할 경우 독자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한 삼성, LG 등 TV 제조업체에겐 엄청난 부담이다. 웹 콘텐츠를 모두 TV로 끌어오면 TV방송사를 비롯한 미디어와 게임 업계도 새 경쟁 환경에 놓인다. DVD, 블루레이 등도 마찬가지다. 휴대폰의 애플리케이션처럼 방송프로그램도 열린시장(앱스토어)에서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어 방송콘텐츠 시장은 새 전환기를 맞을 전망이다.
구글이 자연스럽게 TV 광고시장을 점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IT 컨설팅업체 인비저니어링그룹의 리처드 도헤티 애널리스트는 “구글은 지난해 150억달러(약 17조8350억원)의 수익 중 대부분을 검색광고로부터 벌어들였다”면서 “구글TV의 주 수익원은 광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