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판과 자재·설비·약품·가공 등 후방산업군을 합친 외형만 놓고 보면 한국이 유발하는 PCB 산업 규모만 연 10조원대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우리나라는 PCB 분야에서 일본과 함께 제조 기술 강국이지만 부품·소재·장비 분야에서 아직도 경쟁력이 뒤처지는 게 사실이다.
부품·소재·장비 분야의 국산화는 PCB제조업체의 가격과 기술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이다.
즉 높은 가격에 수입하는 부품·소재나 장비를 국산제품으로 대체할 경우 가격인하 압박에도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기술력이 필요한 장비를 자체 개발할 경우 PCB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PCB 부품과 소재·장비 분야에서 국산화가 이뤄지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실제로 장비업체인 기가비스는 PCB 패턴 검사 장비와 AOI검사장비를 국산화해 일본에까지 수출하고 있다. 이 제품은 이스라엘의 오버텍이나 일본의 스크린 등 세계적인 장비업체와 어깨를 겨루는 것이다. 특히 기가비스는 지난 2004년부터 세계 최대 PCB 업체인 이비덴에 AOI 검사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제4기한국 역시 미세회로 위에 있는 이물질을 유해 화학약품이 아닌 플라스마 이온으로 없애는 플라스마 세정장비를 국산화해 일본에 공급하고 있다. 나래시스 역시 PCB 공정 중 가이드 홀 작업에 필요한 자동위치추적 시스템을 국산화했다. 이 장비들은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터라 수입대체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나래시스는 현재 자동노광기 등 3건의 특허를 출원해 놓은 상태다.
PCB에 구멍을 뚫는 마이크로 드릴비트도 4∼5년 전부터 국산화돼 이제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인곡산업과 네오티스는 그동안 해외에서 전량 수입해 쓰던 마이크로 드릴 비트를 국산화해 약 50% 점유율을 확보하고 일본·중국 등에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두산전자, SKC코오롱, 이녹스 등의 국내 업체들인 PCB 핵심 소재인 동박적층필름(CCL) 등을 국산화해 국내 PCB 업체의 가격경쟁력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KPCA에 따르면 부품 부문도 지난해 1조원 가량의 생산 규모를 형성했으며 올해 약 10% 성장이 예상되며 동박 등 소재분야에선 3000억원, 설비 시장이 작년대비 6% 성장한 약 3000억원 정도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제4기한국이 자체 개발한 초미세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용 플라스마 세정장비. 이 회사는 올초 일본 후지쿠라그룹의 세정장비 최종 공급업체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