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를 분실해도 다른 사람은 못쓰도록 하는 지문인식 신용카드 대중화 시대가 열린다.
실리콘디스플레이(대표 장진)는 TFT LCD소재를 이용한 지문인식 센서기술을 국산화하고 오는 10월부터 세계 최초로 양산체제에 돌입한다고 24일 밝혔다. 이 회사가 개발한 지문인식 센서는 실리콘 웨이퍼가 아니라 LCD기판을 만드는 유리로 제작된다. 미국과 대만에서 주로 수입하는 실리콘 웨이퍼 기반의 지문인식 센서는 탄성이 부족해 얇은 신용카드로 만들 때 깨지기 쉽다. 바지 뒷주머니에 넣어둔 지갑 속 신용카드의 지문센서가 파손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반면, 유리소재로 제작된 지문인식센서는 외부압력에 강하고 땀, 먼지 등 오염물질을 쉽게 닦아내 인식률이 높다. 이미 세계최고 수준의 확보된 LCD 제조공정을 활용, 지문인식센서를 대량 양산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원가도 실리콘 웨이퍼 센서류에 비해 30% 이상 줄어든다. 현재 TFT LCD 지문인식센서와 관련해 실리콘드스플레이는 미국특허 11개, 국내특허 17개를 갖고 있다. 회사측은 총 100억원을 투입해 다음달 용인 공세지구에 센서공장을 준공하고 4분기부터 월 10만대의 지문인식센서 양산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일본의 경우 TFT LCD소재의 지문인식센서를 연구하고 있지만 아직 양산단계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신뢰성과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TFT LCD소재의 지문인식 센서가 국산화됨에 따라 국내외 신용카드업계에서 대규모 주문이 예상된다. 기존 신용카드는 누구나 비밀번호만 알면 현금인출과 물품구매가 가능해 분실할 경우 금전적 피해가 우려됐다. 지문인식센서가 신용카드에 장착되면 카드소지자의 지문과 미리 저장된 이용자 지문이 반드시 일치해야 작동한다. 따라서 분실해도 타인이 이용할 가능성이 전면 차단된다. 금융 전문가들은 지문인식 신용카드를 프리미엄고객들에게 보급할 경우 고객서비스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리콘디스플레이의 한 관계자는 “세계 카드업계는 수년전부터 지문인식센서 도입에 눈독을 들였지만 너무 비싼 제작원가와 신뢰성 문제로 아직은 상용화 사례가 없다”면서 “경쟁력을 갖춘 지문인식센서 국산화를 계기로 지문인식 신용카드의 대중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디스플레이는 미국계 카드업체와 센서납품을 협의 중이며 협력사 코디에스를 통해 국내 카드업계를 겨냥한 영업활동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