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된 죽에 코 빠뜨리고, 멋진 음식에 침 튀긴다. 가지가지로 일을 터뜨린다. 고객에게 엉겨붙어 말싸움하는 친구에, 술 마시고 잠수 타서 연락두절인 인간도 있다. 담당도 아닌 사람에게 긴한 메일을 참조인으로 보내는가 하면,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늦잠을 잤단다. 성희롱이나 공금횡령이면 법적 조치라도 취하겠건만,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다. 실수도 하루 이틀이고 잘못도 도를 넘어선 이런 직원들, 매섭게 징계하고 싶은데 좋은 방법 없을까?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매섭게 징계하는 것인가. 다시는 그런 잘못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인가. 징계는 아무리 멋지게 해도 멋지지 않다. 한 발짝만 물러나면 나도 그 주인공이 되어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매서운 징계는 차가운 마음을 부른다. 제 아무리 기발하게 징계해도 박수받기는커녕 손가락질받기 십상이다. 과거를 징계하기보다 미래를 계획하자. 이런 실수가 어떤 피해를 주는지 논의하고 이런 불상사가 안 생기기 위해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중지를 모으는 것이다. 시말서보다 계획서다. 벌금이 아니라 기부금이고, 문제자가 아니라 개선자다. 직원들이 징계 조치를 두고 수군댈 시간에 앞으로의 방법을 모색하도록 이끌자. ‘왜 이렇게 행동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떤 문제 때문에 이런 결과가 초래되었는지가 중요하고, 이 문제가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가 중요하다. 이 일을 다시 한다면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중요하고 이 일이 다시는 발생되지 않도록 하게 위해 어떤 제도를 마련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리더는 단소리만 하고 살 수 없지만 쓴소리를 달다고 느껴지게 해야 한다. 안 그러면 단소리만 먹고 쓴소리는 뱉어버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