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설비업계,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 눈독

 ‘주차장이 단지 자동차를 세워두는 장소라는 편견을 버려.’

 주차설비업계가 전기차 충전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전기차 보급에 따라 주차시설도 파킹과 충전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복합공간으로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주차전문업체 티아이에스정보통신(대표 변성호)은 내달부터 전국 할인마트, 대형병원,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전기차 급속충전기 설치 영업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주력제품은 운전자가 주차장에 설치된 LED전광판 표식을 따라가면 빈 주차공간이 나오는 자동주차유도시스템. 회사측은 급속충전기 제조사 두 곳과 컨소시엄을 만들어 주차유도시스템과 충전설비를 통합솔루션으로 묶어 공급할 계획이다. 전기차로 빌딩 주차장에 들어가면 재충전이 가능한 빈 주차공간으로 안내하고 출구에선 주차비와 충전요금을 함께 징수하는 차세대 주차시스템이 등장하는 것이다. 하반기에 시속 60㎞ 이내의 저속전기차(NEV)와 전기개조차가 보급되면 이같은 주차장과 전기차 충전소의 융합 트렌드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강철배 티아이에스정보통신 전무는 “연말까지 기존 주차설비를 공급한 고객사 50여곳에 전기차 충전기를 납품할 예정이다. 한국주차협회와 전기차 충전시설의 표준화를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티아이에스의 주요 거래처인 홈플러스는 이미 영등포 지점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했으며 다음달까지 월드컵, 동대문, 잠실, 목동지점에도 충전설비를 구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대표 송진철) 주차사업부도 기계식 주차설비와 전기차 충전시설을 연동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회사는 주수입원인 기계식 주차설비가 건설경기 불황으로 주문이 감소하자 전기차 충전인프라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

 전욱수 현대엘리베이터 부장은 “자동차가 바뀌면 주차장의 개념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 현재로선 기계식 주차설비에 전기차 충전설비를 접목하기가 어렵지만 기술적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주차협회에 따르면 전국에 등록된 주차장은 115만 곳, 회원사는 약 3만5000개에 달한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