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국내 ‘첫 토종 안드로이드폰’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지난 3월 출시한 ‘안드로-1(모델명 KH-5200)’이 사용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1.5버전이 탑재된 이 제품으로는 모바일 뱅킹·쇼핑·주식 등 최근 인기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안드로1 구입 고객들이 LG전자의 OS 버전 업그레이드 불가 방침에 대해 반발, 온라인을 중심으로 집단 실력행사를 추진하고 나서 주목된다.
KT를 통해 출시된 안드로1은 초기부터 보조금 지원을 통해 사실상 공짜폰으로 풀리기 시작했던 제품으로 그간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렇다할 행보를 보이지 못했던 LG전자가 한국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인 안드로이드폰이다.
그러나 이 제품은 안드로이드 1.5 버전이 탑재된 탓에 2.0 버전 이상에서만 구동되는 모바일뱅킹을 비롯해 주식거래(트레이딩)·쇼핑 등 애플리케이션 이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LG전자 측은 출시 당시 약속한 대로 최근 OS 1.5에서 1.6버전으로의 버전업만을 지원하고 있을 뿐 2.0 이상의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곧 사용자들의 집단 불만으로 이어져 이달초부터 다음 아고라 등 인터넷 사이트에선 안드로1 OS를 2.0 이상으로 버전업해 줄 것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이 시작돼 지금까지 1300명 이상이 서명에 참여했다.
청원에 참여한 안드로1 사용자 Y모씨는 “국내의 모든 뱅킹·주식·쇼핑 애플리케이션이 OS 2.0을 최소버전으로 삼고 있어 1.5 버전으로는 아무 것도 이용할 수 없다”며 “(비록) 공짜폰이라 하더라도 2년 약정에 구입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사후서비스(AS) 차원에서 이에 대한 제조사의 지원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LG전자와 달리 국내 첫 안드로이드폰으로 지난 2월 출시된 모토로라의 ‘모토로이’는 출시 당시 OS 2.0 버전임에도 지난달부터 2.1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를 지원하고 있으며 다음달 1.6버전으로 출시되는 소니에릭슨의 ‘X10’ 역시 2.1로 업그레이드된다.
또 다른 서명 참가자는 “안드로1의 하드웨어 제원은 528㎒ CPU, 512M 롬과 256M램으로 이뤄져 2.0버전의 구동이 충분하며 이보다 낮은 제원의 타사 제품들도 모두 상위버전인 2.1에서 구동된다”며 “일반 휴대폰도 되는 주식·뱅킹 등 서비스를 나온지 두달 밖에 안된 최신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없는 불편을 마냥 감수하라는 LG전자의 자세는 제조사의 횡포로밖에 볼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이 PDA가 됐다며 무상 업그레이드가 비용문제로 어렵다면 돈을 내고라도 할수만 있다면 버전업을 하고 싶다는 견해도 내비쳤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LG전자 측은 “이 제품은 스마트폰 대중화를 위한 보급형 제품을 표방하며 저렴한 가격대에 공급된 제품으로 당초 밝힌 1.6 버전업까지는 지원하고 있다”면서 “2.0 이상으로의 버전업은 HW 제약상 그 기능을 제대로 구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