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순조…새 대우 곧 만날것"

"M&A 순조…새 대우 곧 만날것"

 “정상 궤도에 올라섰습니다. 구조조정도 순조롭게 진행됐고 인수·합병 작업도 탄력이 붙고 있습니다. 실사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조심스럽지만 이르면 상반기 안에 새로운 대우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성 대우일렉트로닉스 사장은 “경기 불황이지만 오히려 이익률에서 탄력이 붙었다”며 “지난해를 기점으로 확실한 흑자 구조로 돌아서 이번에는 매각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성 사장이 취임한 지 얼추 1년이 지났다. 지난 4월 정식 취임한 이 사장은 “1년 동안 믿고 따라 준 직원이 가장 큰 힘이었으며 협상 대상자인 엔텍코프 그룹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대우가 새로 태어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우는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확 달라졌다. 구조조정 덕분에 건실한 경영 기반을 닦는 데 성공했다. 부실한 사업부를 정리하면서 안팎에서 달라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경영 성적표도 ‘180도’로 바뀌었다. 지난해 TV·에어컨·청소기·모터 등 4개 사업부를 매각한 대우는 매출 1조1272억원에, 영업이익 400억원을 넘어섰다. 매출 규모는 다소 줄었지만 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13배 가량 늘었다. 2005년부터 3년 연속 적자에 종지부를 찍고 확실한 흑자로 돌아섰다.

 “매각한 TV·에어컨 모두 시장 상황, 경쟁 업체 등을 고려할 때 좀 힘겨운 분야였습니다. 수익 중심의 경영을 위해서는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다행히 백색가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바꾸면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습니다.”

 이 사장은 “인력·사업·경영 등 모든 면에서 매각 협상을 위한 장애물이 걷혀 채권단과 엔텍코프 그룹 사이 매각 진행에 큰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외형은 다소 줄었지만 내실은 훨씬 탄탄해졌다는 설명이다.

 자신감도 붙었다. 주춤했던 광고 집행도 최근 다시 시작했다. 3년 넘게 끌었던 특허 분쟁에서도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다소 소원했던 해외 파트너들로부터 ‘러브콜’도 잇따르고 있다. 현업은 마케팅과 프로모션 전략 수립으로 분주하다. 이성 사장도 이달 초 유럽을 시작으로 해외 유통망을 점검하기 위해 출장길에 올랐다. 대우는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는 수출 기업이다.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유럽 시장이 문젠데 조만간 회복될 것입니다. 내부 역량을 튼튼히 다진 만큼 순풍만 불어 주면 이전의 대우 수준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최근 벌어진 특허 분쟁에 관련해서는 내심 아쉬움을 비췄다. 대우와 LG는 2007년부터 드럼세탁기와 관련해 한국을 비롯한 미국·독일 등에서 분쟁을 진행 중이다. 대우는 국내에서 LG가 제기한 특허권이 효력이 없다는 판결을 얻어 냈다. “특허 관리와 확보는 매우 중요합니다. 때로는 기업의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그러나 국내 업체끼리 해외에서 비싼 수임료를 내고 서로 다투는 모습이 과연 국가적인 이익이 되는지 판단해 봐야 합니다. 더구나 이미 시장에서 일반 기술로 인정받는 특허를 집요하게 따지는 것은 좀 지나치다는 생각입니다.”

 대우일렉의 올해 예상 매출은 전년 대비 40% 증가한 1조6000억원, 영업 이익은 70% 증가한 700억원이다. 이 사장은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목표 이상 실적을 내는 것도 문제없다”고 힘줘 말했다.

 이성 사장은 76년 대우그룹에 입사한 뒤 지난 30여 년 동안 대우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대우맨’이다. 대우 프랑스법인장, 냉기 사업부문장 등을 거쳐 2005년 해외 영업본부장에 올라 지난 4월 사장에 취임하기 전까지 주로 해외 사업을 맡아 왔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