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작용성 뛰어난 증강현실 학습 유망"

“양방향 의사소통을 기본으로 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교육의 패러다임도 당연히 변화합니다. 맥락적 학습과 상호작용성이 뛰어난 증강현실 학습은 가장 두드러지는 예입니다.”

지형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콘텐츠연구본부 지식이러닝연구팀 선임연구원(37)은 증강현실(AR)이 가져올 미래 사회의 변화 중에서도 ‘교육’에 주목했다.

증강현실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 증폭되기 이전인 지난 2008년 ETRI 콘텐교육콘텐츠연구본부에서 증강현실 기반 실감형 학습 시스템 개발에 착수하면서부터다.

지 연구원은 “이러닝 분야에서는 기존의 단순하고 일방향적인 교육 콘텐츠가 아닌 새로운 기술을 토대로 한 고품질의 양방향 콘텐츠를 요구하는 추세”라며 “이에 대한 좋은 대안 중 하나가 증강현실”이라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이미 ETRI는 증강현실 실감형 학습 시스템을 총 10개 기업에 기술 이전했다. 이들 기업은 ETRI의 기술을 활용해 공교육·사교육·도서관·교육 기능성 게임을 제작,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지 연구원이 속한 지식이러닝연구팀은 가상현실 기반의 체험형 학습시스템도 개발, 대전지역 14개 초등학교에 영어가상체험학습 시스템을 공급했다.

지 연구원은 증강현실 기술과 교육이 결합하면 다양한 형태로 교육을 확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3D팝업북, 가상체험 역할극 등 현재의 초등 교육 환경에도 적용 가능할 정도로 기술이 안정화됐습니다. 이미 대전 수정초등학교 등 공교육에도 적용돼 높은 학습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해외의 경우 광고나 게임에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한 제품은 출시된 사례가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처럼 교실에 직접 적용한 사례는 없다는 게 지 연구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역시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꾸준한 학습 효과를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그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증강현실 학습 확대의 선결 조건으로 꼽았다.

“증강현실 학습이 단순히 흥미 유발에 그치지 않으려면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학습에 도움이 될 만한 풍부한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일반인들도 쉽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사용자 친화적인 저작도구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학원에서 패턴인식을 전공하고 2001년 ETRI 입사 후 정보보호연구본부에서 얼굴인식·지문인식 등 바이오인식 기술을 연구한 지 연구원은 항상 남보다 한발 앞선 미래 기술에 관심이 많다.

증강현실 교육 분야에서 향후 도전해보고 싶은 연구 영역을 묻자 “증강현실 기술로 인해 정보검색 환경이 텍스트에서 영상으로 변화하는 트렌드”라고 답했다.

지 연구원은 “이는 정보를 인지하는 창구가 인터넷 웹 브라우저에서 카메라로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카메라를 이용해 눈에 보이는 사물을 기반으로 특별한 전문 지식 없이도 쉽게 관련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되면 검색이나 교육 서비스도 또다른 형태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