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는 최근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올해 3%, 내년에는 3.2%의 성장률을 각각 보일 것이라고 유엔이 26일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또 세계 각국이 올한해 재정을 통한 경기부양조치들을 여전히 시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상당수 국가에서 이런 조치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엔은 이날 ‘세계경제 상황과 전망(WESP) 2010’ 수정 보고서에서 작년 2% 성장에 그친 세계경제는 재정을 통한 경기부양과 양적 팽창정책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유엔 보고서는 그러나 최근의 세계경제 회복은 여전히 매우 취약한 상태여서 일자리 재창출과 종전의 침체에 따른 생산 격차를 보전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올해 2.9%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이어 2011년에는 2.5%로 성장이 소폭 둔화될 것이라고 유엔 보고서는 전망했다.
이어 일본은 올해와 내년 각각 1.3%의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관측됐으며, 최근 재정위기에 처한 유럽연합(EU)의 유로권 국가들도 각각 0.9%와 1.5%의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의 경우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주변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유엔 보고서는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9.2%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이어 내년에도 8.8%의 고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다.
또 인도는 올해 7.9%, 내년 8.1%의 성장률을 각각 보일 것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아프리카 지역은 금융위기 이전의 상황보다는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지만 올해는 4.7%의 성장률로 작년 2.4%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어 2011년에는 5.3%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또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도 당초 전망치를 웃도는 강한 회복세를 타면서 2010년 4%, 2011년 3.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유엔 경제전문가 롭 보스는 “좋은 소식은 실물경제 위기가 줄어들고, 지속적인 경제회복이 이뤄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는 점이며 나쁜 소식은 여전히 침체 위험이 남아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부정적인 측면은 경기회복이 재정 및 금융수단을 통한 경기부양에 여전히 의존하고 있고 기업들의 재고가 늘어나고 있는 점이라고 밝히고 특히 재정상태도 세수감소와 경기부양에 따른 채무 증가 등으로 악화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보스는 이어 “최근 수개월간 각국 증시가 요동쳤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신용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이는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유엔 보고서가 올해의 경우 재정을 통한 경기부양 조치들이 여전히 시행될 것이지만 내년에는 상당수 국가에서 사라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한 점을 상기시켰다.
한편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EU 회원국들에게 재정위기 타개책과 관련해 공동 보조를 맞출 것을 주문하면서 특히 1조 달러 규모의 EU-IMF 안정화기금 재원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이날 브라질리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정화기금 재원은 성장 촉진을 위해 사용돼야한다”고 강조하면서 “유로존과 유럽국가의 경제전망이 어둡다면 재정위기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미국 달러화가 세계 금융체계에서 기축통화 지위를 상실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달러화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