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DD재생사업부, 크로바하이텍이 넘겨받아

삼성전자가 코스닥 전자부품업체 크로바하이텍에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재생사업 부문을 아웃소싱한다. 이 사업부는 불량이 있는 HDD를 수거해 고쳐서 다시 파는 사업부로 연간 매출이 5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송한준 크로바하이텍 대표는 26일 "삼성전자의 HDD 재생사업부를 넘겨받기로 결정됐고 7월부터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삼성전자의 기존 HDD 재생사업 부문 시설은 대여 형태로 빌려 쓰기 때문에 클린룸 등 일부 설비 증설 비용 50억원을 제외하면 비용 부담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크로바하이텍은 HDD 재생사업 부문에서 본격 매출이 발생하는 내년부터 400억~500억원의 매출 증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 대표는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는데 올해는 1300억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이라며 "내년부터 HDD 사업부에서 매출이 추가로 잡히면 매출 2000억원 돌파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번 아웃소싱을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사례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로선 총 4조원의 HDD 사업에서 1% 규모지만 일손이 많이 들어가는 영세 사업부를 아웃소싱하면서 비용을 줄이고, 크로바하이텍은 기존 매출의 절반 규모 신시장을 개척했기 때문이다. 다만 재생사업부에서 생산한 제품은 대부분 삼성전자에 되팔리는 구조기 때문에 크로바하이텍 마진이 얼마나 남을지는 미지수다.

크로바하이텍은 삼성전자에 HDD 핵심 부품인 헤드를 공급해 오다가 이번에 대규모 아웃소싱 프로젝트를 맡게 됐다.

크로바하이텍 주요 제품은 트랜스포머(전원공급장치)로 PDP, LCD 모니터, 휴대전화, 디지털멀티미디어 등에 들어가 교류 전원을 직류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이 분야 1위 업체로 시장점유율은 40%를 넘어섰다. 트랜스포머는 중국 현지 3개 공장에서 만들어져 삼성과 LG의 패널 관련 현지법인에 대부분 공급된다.

또 최근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의 구동칩을 개발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에 납품하고 있다. 주가는 AMOLED 관련주로 시장에서 관심을 받으며 올해 초 1만원 선을 돌파했지만 최근 급락장에서 6000원대까지 하락했다. 코스피가 반등한 26일 520원(8.75%) 오른 6460원으로 마감했다.

[매일경제 전범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