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사이언스 인 컬처- 외계인

 ‘인디펜던스데이’ ‘맨인블랙’ ‘에어리언’ 시리즈 등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소재 중 하나가 외계인의 지구 침공이다. 여기서 주로 그려지는 외계인은 공격적이며 퇴치 대상이다. 물론 귀여운 ‘ET’도 있고 외계인을 ‘을’로 그린 ‘디스트릭트9’ 같은 영화도 있었다. 거기다 은하계를 하나의 세계로 그린 ‘스타워즈’까지.

 최근에는 브라질에서 생포됐다는 외계인의 동영상이 확산되면서 또 한 번 진위논란이 일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제로 있으리라고 상상해본다. 외계인을 실제로 만났거나 피랍당했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심심찮게 나온다.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이번달 초 “외계 생명체는 존재하지만 그들과의 접촉은 피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 이유는 처음 콜럼버스가 미 대륙에 들어가자 면역력이 약한 원주민들이 몰살당한 것과 같은 참극이 지구인에게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지능이 높은 외계 생명체가 지구까지 온다면, 그들은 자신의 행성의 자원을 고갈시키고 떠돌아다니는 외계인들로 지구를 정복하고 식민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4년 전만 해도 호킹 박사는 외계 생명체에 대해 지적 생명체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외계인의 지구 방문’은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 이론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한 발상이다. 우리 은하에서 태양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별은 ‘센타우루스’ 자리의 ‘프록시마 센타우리’ 별이다. 이 별은 지구로부터 약 41조㎞ 떨어져있다. 빛이 한 번 오가는데 4.24년이 걸린다. 요즘 우주선의 평균 17㎞ 속도라면? 지구에서 이 별까지 7만년 이상 걸린다.

 빛의 속도로 가면 4.24년밖에 걸리지 않지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상 어떤 물체가 빛의 속도에 다가설 경우 질량이 무한대로 늘어난다. 그런 우주선의 개발은 불가능하다. 또 설사 빛의 속도로 나는 우주선이 있다고 해도, 광활한 우주에서 지구처럼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행성을 찾아내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137억광년 크기의 넓은 우주에서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더라도 최소한 수천만광년 이상의 거리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일각에선 이런 계산이 지구인의 좁은 시각에 한정된 주장이라는 의견도 있다. 만약 외계인이 지구를 방문할 경우 우리가 생각하는 우주선을 타고 올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는 것. 우주선이라는 물리적인 수단 외에 인류가 미처 모르고 있는 기발한 방법으로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은 외계인 존재 여부는 ‘믿거나 말거나’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