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하드웨어(HW) 분야에서만 앞섰다는 것은 옛말이다. 이제는 컨버전스(융합)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석호익 KT 부회장)
“삼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스마트TV 시대를 준비해왔다. 동작 인식 TV와 같은 차세대 TV도 개발 중이다.”(삼성전자 TV 개발 담당 임원)
월드IT쇼(WIS) 2010은 잠시 주춤했던 ‘IT강국 코리아’의 거센 반격을 예고했다. 국내 대표 IT기업 임원들은 하나같이 자신감을 드러냈다. WIS 2010에서 선보인 첨단 기술과 신제품으로 ‘아이폰 충격’을 빠르게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 TV’ 기술은 오히려 앞서=삼성전자, LG전자에서 차세대 TV를 개발 중인 엔지니어들은 “이미 ‘스마트 TV’ 분야에서는 구글이나 애플보다 더 많은 선행 기술을 확보한 상태”라며 “동작인식 등 신기술은 이미 실험 중”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WIS 2010에 선보인 삼성전자의 ‘인터넷@TV’나 LG전자의 ‘웹 TV’는 구글이 올 하반기 출시하기로 한 ‘구글 TV’와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였다. 삼성은 다양한 동영상을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삼성 앱스’까지 운영하는 등 만반의 태세를 갖췄다. 세계 최고 디스플레이 기술력이 투영된 3DTV에서는 이미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구글코리아가 WIS 2010 현장에서 한국의 TV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구인에 나선 것도 한국 TV산업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구글 TV’ 출시를 위해 세계 최강의 TV 기술력을 가진 한국 엔지니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27일 전시장을 찾은 이용경 의원은 “지난해에도 WIS를 찾았는데 1년 사이에 (차세대 TV 기술력이) 무척 많이 발전했다”며 “3D, 초경량화, 초슬림화 분야의 기술력이 특히 돋보이고, 데이터 방송까지 제공하는 DMB 2.0은 세계가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스마트 서비스 혁명도 가속=WIS 2010에서 가장 눈길을 끈 제품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 LG전자의 ‘옵티머스Q’ 등 ‘포스트 아이폰’을 겨냥한 국산 스마트폰이었다. 이들 스마트폰은 터치감이 좋은 정전식 터치패널, AM OLED 등 최고의 HW 규격을 자랑했다.
업그레이드된 HW 못지않게 SW와 서비스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졌다. KT와 SK텔레콤이 나란히 홍보에 열을 올린 스마트 오피스가 대표적이다. 그룹웨어 등 다양한 유비쿼터스(u) 오피스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의 문의가 쇄도했다.
모바일 전자카드, 모바일 보안시스템, m러닝, 모바일 차량진단 서비스, 문자인식 사전서비스 등 일상 생활을 스마트폰 하나로 척척 해결하는 ‘스마트 라이프’ 서비스도 진일보했다.
KT가 세계 최초로 시연한 ‘5스크린 서비스’는 SW 기술력에서도 한국이 먼저 앞서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이 첫선을 보인 초고속 무선인터넷 ‘HSPA+’도 한 차원 높은 스마트폰 사용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됐다. 콘텐츠 자판기, 프린팅 자판기 등 아이디어 상품은 트라이버전스(Trivergence) 시대를 선도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흥남 ETRI 원장은 “WIS 전시장을 둘러보니 한국의 차세대 TV와 스마트폰 산업의 미래가 매우 밝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국가 생산성을 향상시키려면 앞선 방송통신기술이 필요하다”며 “국내 IT기업들이 차세대 기술을 적극 개발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