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세계 최초로 양자점(퀀텀닷)을 이용한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유닛(BLU) 양산에 착수한다. 양자점은 결정이 수 나노미터 크기인 구 형태의 물질로 크기를 조절하면 외부에서 빛을 받아 원하는 파장의 가시광선을 모두 표현해 낼 수 있다. 특히 LCD와 같은 디스플레이의 색표현력을 크게 높일 수 있어 차세대 BLU용 소재로 주목받고 있지만 신뢰성·안정성 확보가 어려워 아직 상용화에 성공한 국가는 없다.
LG이노텍(대표 허영호)은 나노 기술 전문업체 미국 ‘나노시스’사와 양자점 상용화를 위한 사업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양자점 BLU’ 양산에 착수한다고 27일 밝혔다. 우선 휴대폰 등 중소형 LCD모듈용으로 오는 9월께 생산을 시작한 뒤 향후 TV 등으로 적용범위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경상북도 구미 공장에 관련 생산설비를 구축 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 이 회사는 나노시스와 양자점 관련 연구개발 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바 있다. 이후 4개월 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휴대폰용 양자점 BLU 개발을 완료하고 올해 초 ‘CES 2010’ 관련 제품을 출품했다.
양자점 BLU는 백색 LED를 사용하는 기존 휴대폰용 BLU와 달리 청색 LED를 사용한다. LED에서 나온 청색 빛이 도광판에 주입되기 직전 양자점으로 채워진 얇은 관을 통과하면서 백색이 구현된다. 백색 LED를 이용한 일반 BLU의 색재현율이 70% 정도인데 비해 양자점 BLU의 색재현율은 110%에 이른다. 꿈의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도 100% 정도라는 점에서 디스플레이용 광원으로 최적화 돼 있다.
양자점이 특허 분쟁 소지가 많은 기존 LED용 황색 형광체를 사실상 대체하는 물질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LED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양자점을 이용한 기술은 일본 니치아화학공업 등이 제기하는 백색 LED 구현 특허 침해 가능성에서 완전히 자유롭다. 김창해 한국화학연구원 박사는 “저렴한 가격에 신뢰성 있는 양자점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만 확보 되면 기존 LED용 형광체를 대체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