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부스도 아니다. 예쁜 도우미도 없다. 눈길을 끌만한 경품 이벤트도 없다. 하지만 제품을 살피는 이들의 눈빛은 어느 곳보다 빛난다.
바로 WIS 2010에 참가한 부품·장비 전시관 이야기다. 세트 전시관이 화려하게 빛나며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지만, WIS에 참석한 부품업체들의 전시부스는 묵묵하게 기술력 하나만으로 승부하고 있다.
WIS에서 세트와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IT의 발전상을 한눈에 볼 수 있다면, 부품과 장비를 통해서는 개발자들이 꿈꾸는 IT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첨단 부품과 장비가 있어 첨단 세트와 신규 서비스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대형 부스 앞에 자리한 지에스인스트루먼트(GSI) 전시부스에서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중계기와 계측기가 전시됐다. 4G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피코셀 장비도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이 장비는 사람 크기만한 장비를 성경책만한 소형 장비로 만든 것으로, GSI는 전시회에서 대용량 동영상도 끊김없이 무선으로 받는 모습을 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문성훈 GSI 과장은 “WIS는 일반인보다 엔지니어가 찾는 전시회이기 때문에 신제품 소개를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가한 것”이라며 “외산과 견주어 품질이 떨어지지 않은 국산 제품을 보고 많은 엔지니어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대거 참여한 1층 전시관에서는 더욱 많은 중소 부품·장비 업체들의 제품을 만날 수 있었다. 평택에 본사가 있는 알엔투테크놀로지는 LTCC 기초 소재에서부터 기판에 커플러에 이르는 부품을 전시했다. 이 회사도 올해 두번째 WIS를 찾는 업체다. 세라믹 관련 회사가 많은 강원도에서는 제법 이름이 알려져 있지만, 서울·경기 지역에서는 알엔투에 대해 아는 기업들이 많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사는 1996년부터 LTCC 관련 기술을 개발해 온 기업이다.
대만업체들이 산업용 컴퓨터와 모듈을 선보이기 위해 참가한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포트웰과 AD링크테크놀로지가 산업용 컴퓨터와 의료·통신용 기기에 들어가는 모듈을 선보였다.
인터넷 회선만 연결하면 인터넷 라디오를 들을 수 있도록 개발된 모듈도 이번 전시회를 빛낸 제품 중 하나다. 데키스트라는 벤처기업이 개발한 이 모듈은 국내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으로, 이 모듈만 있으면 인터넷 라디오를 듣기 위해 PC를 켜고 로그인을 할 필요가 없다. 데키스트는 인터넷 라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다 인터넷 라디오기기에 대한 수요를 파악하고 직접 이 모듈을 개발했다.
장형일 데키스트 전무는 “내년에는 이 모듈이 장착된 인터넷 라디오 완제품을 시중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언틋 보기에 기판에 반도체 몇개 올려있는 것이어서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도 많지만 이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들은 참관객들은 많이들 신기해 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