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중 1550선까지 밀리며 공포에 휩싸였던 코스피가 사흘 만에 1600선으로 올라섰다. 전일 3% 가까이 급등했던 코스닥도 2% 넘게 오르면서 국내 증시의 저력을 확인했다.
27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1.60%(25.38포인트) 상승한 1607.50으로 마감했다. 전일 미국 다우지수가 1만선이 붕괴됐다는 소식에 하락 출발한 코스피는 오후 들어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천안함 관련 북한의 태도 변화 가능성이 전해지면서 상승폭을 높였다. 개인과 기관이 견조한 매수세로 각 1659억원, 1147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3044억원을 순매도 하며 9거래일째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전 거래일에 이어 대형 IT주들이 크게 올랐다. 삼성전자(2.93%), LG전자(2.00%), 하이닉스(3.85%), LG디스플레이(2.395) 등 시총 상위 IT주들이 2∼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통·건설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는 2.23%(10.32포인트) 오른 473.32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이 215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LCD·반도체 장비 종목의 대규모 공급 계약 공시가 잇따르면서 관련주들이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아바코(12.06%), LIG에이디피(7.70%), 참앤씨(7.45%), 주성엔지니어링(5.28%) 등이 5% 넘는 급등세를 보였다.
전일 코스피200지수에 새로 편입되는 것이 알려진 종목들도 강세를 보였다. LG텔레콤(6.47%), LG이노텍(6.07%), 알앤엘바이오(6.04%) 등이 편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0원 가까이(29.3원) 내린 1224.0원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121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급락세를 보였다.
한편, BoA메릴린치는 27일 최근 고조되는 남북한 긴장 국면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BoA메릴린치는 이날 보고서에서 “남북한 간 정치적 긴장이 다시 조성되면서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원화 변동성도 키우고 있다”며 “하지만 이것이 한국 경제 전반을 뒤흔들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는 이전 사례를 참고했을 때 이번 원화 약세는 과도한 면이 있다며 원화는 28%나 평가절하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인 매도세로 인한 유동성 부족에 대한 우려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며 “외환보유고는 적정 수준보다 많고 따라서 단기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