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패드`로 시작된 e북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신모델도 속속 출시되고 콘텐츠 제공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세계 2위 PC업체인 대만 에이서는 27일(현지시간) `루미리드`라는 이름의 e북을 3분기부터 판매한다고 밝혔다. e북 원조로 불리는 아마존 `킨들` 같은 6인치의 흑백 `e-잉크` 디스플레이가 탑재됐으며 무선인터넷이 장착돼 인터넷 검색 등도 가능하다.
하단에 쿼티 자판을 내장해 겉모습은 킨들과 비슷하다. 내장 메모리는 2GB(기가바이트)로 e북 1500권을 저장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에이서 관계자는 "차기 버전에는 3G 기능을 추가해 이동통신사의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이서는 단순히 단말기만 출시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수급 계획까지 세웠다. 미국의 경우 세계 최대 서점 체인인 반스 앤드 노블과 제휴해 100만권의 e북 콘텐츠를 확보했다. 독일은 리브리, 중국은 파운더 등과 계약을 맺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도 대형 콘텐츠 사업자와 제휴를 할 계획이다.
이날 루미리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에이서가 그동안 저가형 넷북을 통해 PC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 온 것을 감안할 때 이번 제품도 킨들 등 경쟁 제품보다 크게 낮은 대당 200달러 이하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더`라는 이름으로 이미 e북 시장에 진출한 일본 소니는 콘텐츠 공급을 위해 합작법인 설립에 나섰다. 소니는 일본 이동통신사인 KDDI, 아사히신문, 도판인쇄 등과 함께 아이패드에 대항하기 위한 e북 콘텐츠 공급 회사를 7월 초 설립할 예정이다.
4개 회사가 각각 25%씩 자본을 출자하는 신설 회사는 소니의 e북 리더에 신문 기사와 전자책 등 각종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스토리`라는 전자책을 출시한 아이리버와 함께 전자책 합작사 설립을 준비 중이다. 아이리버에 e북 핵심 부품인 e-잉크 디스플레이를 공급해 온 LG디스플레이는 조인트벤처를 통해 e북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제공하고 e북 제조와 관련된 부분은 아이리버가 맡는 방식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아이리버 브랜드로 물건을 낼 수도 있지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아이패드를 겨냥한 태블릿PC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에이서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탑재되고 7인치 크기의 화면을 장착한 태블릿PC를 4분기에 선보일 계획이다. 미국 델도 5인치 크기 태블릿PC의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매일경제 이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