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이 11일 한 달여 일정으로 개막한다. 온 국민이 우리 선수들이 만들어 갈 각본 없는 드라마를 흥분 속에 기다리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사상 유례없는 첨단 통신방송 기술의 경연장으로 꾸며져 보다 생생한 감동이 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3D·HDTV·돌비스테레오 등은 남아공 월드컵 현장을 그대로 우리 거실로 옮겨 놓을 것이다. 더욱이 2010 남아공 월드컵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과 3DTV 도입 과도기에 열리는 것이어서 본격적인 디지털 월드컵의 미리보기 성격이 강하다.
◇HDTV는 기본, 현장의 입체감도 그대로 생생하게(3D)=이번 남아공 월드컵은 세계 3DTV 역사에 한 획을 그을 것으로 전망된다. 라디오, 흑백TV, 컬러TV, 대화면 평면 HDTV에 이어 이제 3DTV가 세계 스포츠 축제를 안방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월드컵 방송 주관사는 전체 64경기 중 25경기를 3D로 중계할 예정이어서 시청자는 물론이고 산업계의 기대감도 크다. 시청자는 3D 영화를 시청하면서 느꼈던 생생함을 안방에서 느끼게 된다. 거실에 둘러 앉은 모든 가족이 정면으로 날아오는 공을 피해 일제히 고개를 숙이는 모습도 연출될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기회에 3DTV를 구매하려는 수요도 폭발하고 있다. TV는 통상 한 번 구입하면 10년 이상 사용하는 품목이어서 대세가 되고 있는 3D 콘텐츠를 고려할 때 ‘질러 볼 만한’ 선택이다.
◇디지털 월드컵 나가서라도 즐기자=HDTV·3DTV 구입이 부담스러울 경우 디지털 방송관이라는 대안이 있다. 디지털 방송관은 가정에서보다 더 실감나게, 실제 경기장 못지않은 생생함을 전달한다. 8개 도시 10개 장소에 설치되는 디지털 방송관에서는 300인치 또는 120∼70인치의 대형화면에 3D입체·HDTV 방송은 물론이고 첨단 디지털방송까지 경험할 수 있다. 300인치 3DTV는 코엑스 3층 IBC와 여의도에만 설치된다.
대형극장 체인들도 3D 입체영상 관람시설을 갖춰 월드컵 중계에 나선다. CGV는 남아공 월드컵을 전국 18개 이상 극장, 최소 30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3D로 상영한다. 롯데시네마도 3D 스크린 50개 이상을 준비하고 있다.
◇아는 만큼 더 재미있다. 국민 모두를 해설자로=평소 축구에 관심이 없는 이들도 월드컵 기간만큼은 모두 마니아로 변신한다. 스트라이커의 이름, 한국이 16강, 8강, 4강에 진출할 확률과 돌발변수, 경쟁상대에 대한 치밀한 분석까지 온 국민이 해설자가 된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해설자를 자처하기 위해서는 언론보도를 꼭 챙겨야 했다. 그리고 2000년대에는 인터넷이 필수 목록이었다.
하지만 2010년에는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빠르게, 다양하게, 정확하게’ 해설가로서 명성을 얻기 위해서는 이동성을 갖춘 스마트폰까지 겸비해야 한다. 트위터도 해설가로서 챙기지 않으면 안 될 신속한 정보 수집의 보고다. 비록 해설자로서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IT를 통한 빠른 정보수집은 ‘아는 만큼 더 재미있는’ 스포츠의 특성상 월드컵의 즐거움을 한층 높여준다.
◇돌발 약속, 약속장소 이동 시에도 단절 없는 시청=남아공 월드컵 중계를 보다가 갑작스러운 약속 때문에 이동해야 하는 경우에도 뉴미디어와 디지털기기의 다양화에 힘입어, 경기의 한 장면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약속전화를 받고 안방 TV를 보면서 외출 준비를 마치면 휴대폰의 DMB서비스로 이어서 시청하면서 차에 오른다. 일단 차를 탄 후에는 DMB 내장 내비게이션으로 월드컵 중계를 이어서 본다. 약속 장소의 길 안내를 받으면서도 화면분할을 활용해 월드컵 중계를 계속 시청할 수 있다.
◇중계 기다리며 멀티 콘텐츠로 즐겨라=축구 열기가 고조되면서 축구게임의 인기도 덩달아 뛰고 있다. 특히 한국팀의 경기를 앞두고 한국의 승전보를 미리 경험하고 점쳐보려는 친구·가족 간 대항전도 월드컵의 재미를 더한다. 가족 중 축구를 싫어하는 이가 있다면 TV의 PIP(픽처 인 픽처) 가능을 이용해 드라마를 동시에 시청하면 된다. 광고주들에게는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광고 시간대에는 중계채널이 아닌 다른 채널의 화면을 키워 시청할 수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