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월드컵 특집] 월드컵 100배 즐기기

[디지털 월드컵 특집] 월드컵 100배 즐기기

 한국 축구대표 선수의 경험과 기량이 과거에 비해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주장 박지성을 정점으로 한 해외파와 국내파의 적절한 조화는 어느 때보다 원정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이청용·기성용이라는 걸출한 신세대와 이운재·안정환 등 구세대의 융합은 대표팀의 보이지 않는 힘이다.

 그래서 상당수 국민들 역시 아프리카에서 한국이 큰 일(?)을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 대기업에 다니는 차장 A씨 역시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한국팀 경기를 보다 즐겁게 보기 위한 준비사항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3D TV, 스마트폰 등 IT기기는 월드컵을 보는 재미를 배가시켜 줄 것이라고 조언한다.

 축구를 즐기는 A씨의 월드컵 관람기를 미리 적어본다. A씨는 방관자가 되기 보다 참여자가 되기로 마음 먹고 서울시청 광장으로 향한다. 월드컵을 위해 쌈지돈을 들여 구입한 스마트폰도 챙겼다. 스포츠 경기는 응원팀이 있어야만 재미가 있는 법. 첫 경기가 열리는 그리스 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반영하듯, 수 만명의 붉은 악마들이 모여들었다. 특히 첫 경기가 토요일에 열리는 탓에 시청 및 광화문 광장은 ‘어게인2002’를 방불케 할 정도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던가. 자칭 얼리어답터인 A씨는 애플 아이폰으로 그리스 전력을 분석하면서 내심 오늘 경기결과를 점쳐본다. 결과는 2 대 1로 대한민국의 짜릿한 역전승. 오후 7시30분. 한국과 그리스전의 시작을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린다.

 A씨의 친구로 함께 응원에 참가한 B씨는 연신 LG전자 옵티머스Q폰으로 한국 문전을 위협하는 그리스의 스트라이커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검색한다. 경기는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대표팀이 1승을 챙긴 것이다.

 남아공은 최초의 3D 월드컵이라는 점도 관심거리다. 월드컵 역사에서 사상 최초의 3D 월드컵으로 기억될 게 분명하다. 입체 안경을 낀 붉은악마의 대거 출현이 예상되는 이유다. 새로운 경험을 즐기는 A씨는 17일 아르헨티나와 2차전은 아이맥스 극장에서 3D로 관람하기로 친구와 약속을 했다.

 선수들의 거친 몸싸움, 관중석을 향해 날아오는 자불라니 축구공의 느낌을 생생히 체험해 보기 위해 3D 응원단으로 변신했다. 극장 입구에서 직원이 나눠주는 편광방식의 3D안경을 받아들고, 월드컵송을 부르면서 응원을 시작한다. 월드컵 경기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3D 영화 ‘아바타’를 보는 느낌과는 또 다른 영상을 제공한다. 이 시대 최고의 축구선수로 불리는 아르헨티나 메시의 현란한 드리블을 감상하니 연신 감탄사가 나온다.

A씨의 친구 C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C씨가 회사에서 단체로 출발하는 남아공 응원단에 선발됐단다. A씨는 C씨에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어 “3D입체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편광안경 하나쯤 챙겨가라”고 전한다. 현지의 대형 옥외 LED 디스플레이에서 3D 영상이 제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6월 23일 수요일 열리는 나이지리아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는 새벽에 열린다. 그래서 A씨는 이번에는 집에서 16강 진출의 최대 승부처가 될 마지막 경기를 시청하기로 마음먹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 D씨 집 근처 대형 호프집에서 같이 응원하자고 졸랐지만, 내일 출근할 생각을 하니 밖에서 밤을 꼬박 지세울 자신이 없었다. D씨가 추천한 호프집은 영국인들이 다같이 모여 프리미어리그 축구 경기를 3D 편광안경을 끼고 응원하는 것을 벤치마킹, 대형 3D 프로젝터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놓고 손님을 끌었다. 아쉬움이 컸지만, 어쩔 수 없었다. 퇴근 후 이른 시간에 잠을 청했다.

  휴대폰 알람소리에 맞춰 깨보니, 경기시작 30분 전이다. 세수를 하고 나서 채널을 중계채널로 고정했다. 삼성전자의 셔트글라스 방식 3D 안경을 착용하니 영화관과는 또 다른 느낌이 났다. 물론 결혼 13년차인 A씨는 5월 초 아내를 설득해 거실 TV를 3D LED TV로 교체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풀HD 3D LED TV는 2D영상을 3D 입체영상으로 전환해 시청할 수 있다”며 “2006년 월드컵 당시 32인치 TV가 대세를 이뤘다면, 올해 월드컵은 55인치 등 대형 LED TV, 3D TV를 이용하는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쏟아지는 회사 업무로 인해 월드컵 경기를 부득이하게 시청할 수 없는 이들은 3D 홈시어터 및 블루레이플레이어를 이용해 녹화한 뒤 여유있는 시간에 3D 영상으로 경기장면을 즐길 수 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