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로 앞서가는 中企 / ④ 통신ㆍ부품 ◆
우리나라가 정보통신 강국이 된 데는 광통신 부품, 무선인식전자태그(RFID), 회로, 방열 등 각 분야에서 기술을 이끌어온 중소기업들의 활약이 컸다.
에이알텍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광트랜시버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광트랜시버는 각 가정과 전화국을 광섬유로 연결해 정보를 광신호로 주고받는 초고속 광가입자망(FTTH)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다.
에이알텍은 광학, 전자회로, 소프트웨어, 기계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포진한 30여 명의 엔지니어 인력을 바탕으로 속도ㆍ거리ㆍ기능별로 100여 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광트랜시버를 개발해냈다.
특히 FTTH를 구현하는 방식 중 하나인 GE-PON(기가비트이더넷 수동형 광네트워크)용 광트랜시버는 일본 통신장비 업체 OFN과 전자업체 NEC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김연호 에이알텍 대표는 "지난해부터는 차세대 FTTH 방식인 WDM-PON(파장분할다중화 수동 광네트워크)용 광모듈과 광트랜시버 10여 가지를 개발해 LG노텔에 3만회선 분을 공급했다"고 말했다.
RFID와 휴대단말기 통신용 칩을 생산하는 쓰리에이로직스(대표 이평한)는 13.56㎒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RFID 시스템온칩(SoC) 국산화에 성공했다. RFID는 태그에 배터리를 탑재하지 않고도 판독기(Reader)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전원으로 삼아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무선통신 기술이다.
13.56㎒ 대역은 10㎝ 이내의 근거리에서 데이터를 읽고 쓸 수 있으며, 출입통제와 전자결제 분야에 널리 사용된다. 쓰리에이로직스는 이 대역의 RFID 판독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업체는 종업원 20명 가운데 13명이 연구개발(R&D) 인력이다. 덕분에 저전력 설계를 비롯해 자동 카드감지 같은 독창적인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IT용 초정밀 커넥터 제조업체 씨넷(대표 한무근)도 수입에 의존하던 초정밀 커넥터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커넥터는 회로 안에서 두 전도체를 연결해 전류를 흐르게 하는 부품이다.
씨넷은 0.5㎜ 연성회로기판(FPC) 커넥터를 개발해 월 1000만개를 생산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SDI, LG전자, LG이노텍, 히타치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전자업체들. 한무근 씨넷 대표는 "이 제품은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데이터 저장에 사용하는 초정밀 커넥터"라며 "이 제품으로 삼성SDI 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협력업체로 등록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길이인 136핀 FPC 커넥터는 연간 수입대체효과만 50억원 규모에 이르고, 초정밀ㆍ초경량 기술이 필요한 0.3㎜ 소형 FPC 커넥터는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했다. 이는 이전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제품으로, 단일 제품 매출이 연간 100억원을 넘는다.
전자ㆍ통신기기 열관리 시스템 전문업체 티티엠(대표 최유진)은 판형열전도체와 열계면제를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넷북과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의 방열을 도와 제품이 원활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DAM과 같은 메모리반도체 분야 이외에도 최근 LED 관련 제품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방열부품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최유진 티티엠 대표는 "열계면제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개발한 제품으로 기술과 가격 양면에서 경쟁력이 높다"며 "이 제품은 이미 상용화를 마치고 LG전자 등 대기업에 납품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 후원 = 중소기업청 창업진흥원 기술보증기금
[매일경제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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