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인더스트리] <3> IPTV 시대, 셋톱박스 부품 업계도 술렁

[in the 인더스트리] <3> IPTV 시대, 셋톱박스 부품 업계도 술렁

 셋톱박스 칩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진원지는 인터넷 TV용 셋톱박스 분야다.

 올해 인터넷(IP) TV용 셋톱박스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새로운 플레이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셋톱박스는 지상파 고선명(HD) 방송, 디지털 케이블 방송, 위성 방송 등의 수신 기능을 갖추면서 가정 내 모든 가전기기를 연결하는 중심축으로 그 역할이 이동하고 있다. 셋톱박스용 영상 디코더 칩 시장의 전통 강자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시그마디자인 등은 새로운 제품을 꾸준히 내놓으며 점유율 유지에 나선 한편 국내외 대기업과 중소기업도 속속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국내에는 삼성전자·LG전자·휴맥스 등 세계 주요 셋톱박스 업체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에 셋톱박스 칩 업체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하다. 중소 팹리스 기업들은 틈새시장을 노리거나 고선명(FHD) 해상도를 지원하는 고사양의 칩을 내놓고 이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메이저 기업, 여전히 강세=현재 국내 셋톱박스용 칩 시장은 ST마이크로·TI·브로드컴·커넥선트·NXP 등 외국계 반도체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ST마이크로는 지난 1995년 세계 처음으로 MPEG 디코더를 출시한 이래 50억개 이상의 MPEG 디코더 칩을 공급해왔다. 디지털 비디오 코덱 표준 H.264 지원 칩 분야에서 전 세계 68%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차지하며 국내 시장에서도 이와 유사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킹 방지용 보안 기능까지 추가한 칩을 선보였다. 브로드컴은 지난 5월 초 국내에서 케이블·위성 셋톱박스 솔루션을 핵심으로하는 홈네트워크 솔루션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텔레칩스, 안드로이드 기반 셋톱박스로 차별화=텔레칩스(대표 서민호)는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MAP)에서의 강점을 살려 셋톱박스 시장에 진출했다. 이 회사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칩을 개발, 기존 리눅스 기반 시장을 대체하겠다는 목표다. 쇼핑센터 등에서 쓰이는 상업용 셋톱박스에 우선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며 향후 중국 디지털 케이블 방송 수신용 셋톱박스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아직 국내 IPTV에 걸맞는 사양의 칩을 개발하지 못했다는 약점이 있다.

 ◇엠텍비젼, FHD 지원하는 칩 올해 내에 양산= 엠텍비젼은 풀HD(1080p) 급 고해상도를 지원하는 셋톱박스용 MAP를 개발해 6월 말께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제품은 영상 디코더 기술이 포함된 통합칩으로 알려졌다. 엠텍비젼은 지난해 지식경제부가 주관한 ‘스마트프로젝트’에서 셋톱박스 반도체 주관사업자로 선정됐다. 또 미국 반도체 솔루션 업체인 어플라이드마이크로(AMCC)와 복합칩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협력해왔다. 이 회사는 연말께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국내 셋톱박스 업체와의 공급협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