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당당해야 할 독도 태양광발전소

[기자수첩] 당당해야 할 독도 태양광발전소

 ‘너무 조심스럽다.’

 독도 태양광발전소 준공 기념행사 준비 과정을 보며 드는 생각이다.

 한국전기공사협회는 오는 15일 울릉도에서 독도 모양의 기념비 제막식을 하는 것으로 준공식을 대신하기로 했다.

 준공식을 하지 않고 제막식을 하는 것부터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물론 준공한 지 다섯 달이나 지난 발전소 준공식을 이제 와서 한다는 게 어색하다는 협회 입장도 일편 이해는 가지만···.

 협회는 이 발전소를 지난해 말 완공하고 올해 1월 1일 준공식을 열기로 했으나 기상 악화로 연기했다. 그런데 왜 기념식을 독도가 아닌 울릉도에서 하는 것일까. 독도에 20명 이상이 한꺼번에 내릴 수 없다는 설명도 왠지 석연치 않다.

 제막식을 외부 인사 공식 초청 없이 자체 행사로만 조촐하게 치르기로 했다는 대목이 더욱 의아스럽다. 게다가 행사가 끝난 뒤에 외부에 알리겠다는 말은 의아함을 넘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게 한다.

 ‘혹시 누가 못하게 하는 것 아닌가?’

 독도는 독도다. 독도에서 하는 행사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행사다.

 전기공사협회가 발전소 추진 배경에서 밝히고 있듯 독도는 ‘국가 영토권에 대한 상징적 공간’이며 여기에 발전소를 짓는 것은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공고히 하는’ 행위인 것이다.

 독도는 우리 땅이다. 우리 땅에 우리 손으로 발전소를 짓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더욱이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인 독도에 친환경 태양광발전시설을 짓는다는 건 내놓고 자랑해도 문제가 안된다.

 이런 일을 정부가 아니라 민간이, 게다가 자발적 모금을 통해 했으니 더욱 자랑스러운 일 아닌가. 혹시 가깝고도 먼 이웃을 의식해서 하는 행동이라면 더욱 당당해져야 한다.

 독도 태양광발전소 준공 기념행사가 전기인만의 행사가 아닌 우리 국민 모두의 자랑스런 행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용주 기자 k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