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 포커스] 국산차 스마트키 이런 점 개선해야

[모토 포커스] 국산차 스마트키 이런 점 개선해야

 몸에 소지하고 있기만 하면 꺼내지 않고도, 문을 열고, 시동을 걸고, 주행도 할 수 있는 편리한 기능이 바로 스마트키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메르세데스-벤츠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된 후 이제는 국산 준중형차에까지도 적용될 정도로 폭넓게 인기를 얻고 있다. 단순한 확대 적용뿐 아니라, 성능 개선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산 자동차에 장착된 스마트키 시스템에는 한 가지 불편한 점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엔진 스타트 버튼이 적용된 스마트키 시스템에서 시동을 끄면 차 내의 모든 전원이 동시에 차단된다는 점이다. 차를 주차하고 내리는 상황이라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지만, 잠시 차를 세우고 차 안에 머무르는 경우에는 다소 불편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음악을 들으며 주행하던 중에 잠시 정차해서 시동을 끄면 전원이 ‘OFF’상태가 되면서 음악이 즉시 꺼져 버린다. 재미있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고 있거나, DMB를 시청하고 있는 중이어도 똑같은 상황이 발생한다. 음악을 계속 들으려면 다시 시동 버튼을 두 번 눌러서 전원을 ‘ON’상태로 바꿔 줘야 한다. 물론 이때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은 상태에서 버튼을 눌러야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시동을 끌 때 전원이 OFF되지 않도록 하려면, 정차한 후 기어 레버를 ‘P’에 두지 말고 ‘N’에 둔 상태에서 시동을 끄면, 전원이 ‘ACC’상태가 되면서 음악은 그대로 흘러 나오게 된다. 이 상태를 지속시키고자 한다면 물론 주차 브레이크는 작동시켜 놓는 게 안전하겠다. 이 상태에서 다시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고 할 때는,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 버튼을 누르면 바로 시동이 걸리므로 크게 불편하지 않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차를 완전히 주차시키고 차에서 내리고자 한다면 상황은 좀 더 복잡해 진다. 전원이 ACC 상황이므로 브레이크를 밟아도 기어 레버를 P로 옮길 수가 없다. 결국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 스타트 버튼을 한번 눌러서 전원을 ON 상태로 바꾼 후에 기어 레버를 P로 옮기고, 다시 스타트 버튼을 한번 더 눌러서 전원을 완전히 끄고 차에서 내려야 한다. 상황에 따라서 아주 복잡한 과정이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스마트키 시스템의 이와 같은 현상은 일본산 차량들에서도 거의 유사하게 나타난다.

유럽산 일부 자동차는 버튼 시동 방식의 스마트키 시스템인데도 시동을 끌 때 전원이 그대로 살아 있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끄면 전원이 ON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유지 하다가 도어를 열면 차에서 내린다고 간주돼, 그제서야 모든 전원이 OFF 상태가 된다. 물론 ON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 버튼을 누르면 다시 시동이 걸린다. 이 시스템에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어찌 보면 사소한 불편함일 수 있으나 앞서가는 브랜드들은 그런 사소한 불편함조차 허용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국산차들에서도 개선된 시스템을 만나게 되길 희망해 본다.

박기돈기자 nodikar@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