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치러진 제5차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예상과 달리, 여당인 한나라당이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고전했다.
이날 오후 6시 투표 종료와 함께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공동 발표한 출구조사 및 당선 예측조사 결과, 한나라당이 전국 광역단체 16곳 중 5곳, 민주당은 5곳에서 각각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충남·충북·제주 등 경합지역도 5곳으로 나타나 백중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민주당은 예상 밖 선전을 거둬 인천과 강원 등 지역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트위터와 문자메시지 등 각종 IT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통한 젊은 층의 ‘투표 독려’가 오후 들어 전체 투표율을 끌어 올리면서 야당 성향의 표심을 자극했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서울시장에는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가 47.4%를 얻어 한명숙 민주당 후보의 47.2%와 오차 범위 내에서 경합을 벌였다. 박빙의 승부로 관심을 모았던 인천은 송영길 민주당 후보가 52.1%, 안상수 한나라당 후보가 45.5%로 6.6%포인트(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지사는 재선에 도전한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가 52.1%의 득표율로 선두를 차지했다.
경남도지사는 김두관(무소속) 후보가 51.5%로 48.5%를 거둔 이달곤(한나라당) 후보를 앞질렀다. 노풍을 앞세운 안희정(민주당) 후보는 41.4%로 38.8%를 거둔 박상돈(자유선진당) 후보를 따돌렸다.
한나라당은 이외에도 전통적인 텃밭인 부산과 대구, 울산, 경북 등 영남권 4곳에서 우위를 점했다. 민주당 역시 광주, 전남·북 등 호남 지역에 당선이 유력시됐다. 16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진영 후보들이 경기·서울 등 5곳에서 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 후보는 대구·경북·울산 등 7곳에서 앞섰고 진보 후보끼리 혼전 중인 한 곳을 포함해 5곳이 경합으로 나왔다.
방송사 출구 조사는 전국 투표소 600곳에서 약 18만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1·2위 격차가 3% 이상 벌어질 경우 당락이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방송 3사는 설명했다.
이번 선거의 잠정 투표율은 54.5%. 1995년 이후 역대 최고다. 특히 마감시간을 임박해 나타난 투표율 급상승 현상은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 대선 승리 당시 보여줬던 모습과 유사하다. 이번 지방선거에 젊은 네티즌의 투표 행렬이 잇따르면서 이전의 각종 여론조사 전망을 무색하게 했다. 예상과 달리 출구조사에서 서울, 경기, 인천, 강원 등 주요 지역에서 여야 후보가 박빙의 경합을 벌이는 것은 이들 네티즌의 투표율이 변수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YTN은 한국갤럽과의 출구조사 결과, 16개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7곳, 민주당이 3곳, 자유선진당이 1곳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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