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발 충격과 천안함 사태로 대외 변수가 불확실한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한국의 금리 인상 필요성을 제기해 눈길을 끌고 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3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의 회복세를 강조하면서 금리를 정상화해도 지장이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총평을 내놨다.
한국 정부가 대외 변수를 유심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지만 한국의 경우 이미 회복 국면이 강화됐기 때문에 이제는 금리를 정상화해도 경기 회복세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물론 스트로스-칸 총재는 출구전략의 위험성도 충분히 제기했다. 그는 “출구전략은 균형을 잡기 어려운 사안”이라면서 “너무 이르면 회복을 가로막을 위험이 있고 너무 늦으면 많은 문제점이 생겨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은 이미 지난해의 정책들을 거둬들이는 조치에 착수했으며 재정지출은 올해 그 규모가 상당히 줄었다”면서 “경제가 조금씩 살아나는 상황에서 경제회복을 뒷받침하는 통화정책을 계속 유지하면서 금리 정상화 과정을 시작할 여지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런 발언은 남유럽발 충격과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으로 밝혀진 가운데 나온 것으로, 한국 경제가 이런 변수에 상관없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어 당장에 금리를 올리더라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가 최근 대외 변수를 감안해 금리 인상 등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단행하기에 시기상조라는 입장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앞서 수비르 랄 IMF 한국과장도 지난 4월 말 한국이 가까운 시일 내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해도 경기 회복세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당시 랄 과장은 “한국의 성장세가 강하고 전반적인 경기 둔화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까운 시일 내 금리를 점진적으로 정상화할 여지가 있다”면서 “이 같은 조치를 하더라도 통화 정책은 여전히 경기 회복세를 지원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었다.
앞서 존 립스키 IMF 수석부총재도 지난 2월 방한해 한국이 비교적 가까운 시기에 통화 정책을 점진적으로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스트로스-칸 총재의 이날 발언은 한국이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구사할 시기가 임박했음을 재차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 이미 금리 인상을 제외한 대부분 정책의 정상화에 나선 상황이라 IMF 권고대로 금리 인상에 나서면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단행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재정부 관계자는 “현재의 대외 불확실성과 원자재가 상승 등 여러가지 요인을 감안할 때 현재의 거시 정책 기조를 당분간 유지한다는 게 일관된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