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화면에 키보드 대신 손이나 펜으로 입력하는 형태의 태블릿PC 경쟁이 불붙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100달러 전후의 저가 태블릿PC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애플이 아이패드를 앞세워 태블릿PC의 기술 경쟁과 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면 대만 업체 등이 저가 태블릿PC를 공개하면서 가격 인하 압력을 넣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이 자칫 샌드위치 신세에 놓일 처지다.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대만에서 진행하는 `컴퓨텍스` 전시장에서는 암텍, 이켄, G-링크, 블루스카이, 킨스톤 등 대만 중소업체들이 100달러 전후의 태블릿PC를 대거 선보였다.
암텍의 `TZ10` 모델은 10.1인치 화면에 인텔의 태블릿PC용 프로세서인 `Z530`, 2기가 DDR2 메모리 등 고급 사양을 갖췄지만 실제 가격은 100달러를 전후해 책정될 전망이다.
빈곤국 어린이 한 명당 컴퓨터 한 대를 공급하자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OLPC(One Laptop Per Child)협회도 컴퓨텍스 전시장에 관련 제품을 전시했다. OLPC협회는 내년 미국 마벨이 만드는 75달러대의 태블릿PC를 공급받아 빈곤국 어린이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에서 내년에 선보일 75달러짜리 태블릿PC는 최소 1개의 비디오 카메라와 무선랜(Wi-Fi), 멀티 터치 스크린을 탑재하고 HD와 3D 영상 재생을 지원하며, 아이패드와 달리 마우스와 키보드를 꽂아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도 컴퓨텍스 전시장에 사실상 자사의 첫 번째 태블릿 시제품인 UX10을 전시했다. 올해 3분기 출시 예정인 이 제품은 10.1인치 디스플레이, 850ｇ 무게에 1㎝도 채 안되는 얇은 두께를 자랑한다. 인텔 프로세서인 `Z530`, 윈도7 등을 탑재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가격은 제품 출시 직전에 결정되며 가장 예민한 사항인 만큼 가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며 가격대를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8월 말께 3세대(3G) 음성통화 기능을 내장한 태블릿PC `S-패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SK텔레콤을 통해 출시할 예정이다.
태블릿PC의 최근 트렌드는 `확대된 풀터치폰`으로 흐르고 있다. 아이패드의 별명이 `스테로이드 맞은 아이폰(iPhone on steroids)`일 정도다. 화면에서 손가락 터치만으로 대부분 기능 조작이 가능하다.
태블릿PC는 유ㆍ무선 인터넷이 가능하며 노트북컴퓨터나 넷북보다 가벼워 휴대성이 뛰어나다.
10여 년 전 HP와 델 등에서 출시한 바 있으나 비싼 가격, 무거운 무게, 필기 인식 기술 미숙 등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LG전자도 LG IBM 시절 태블릿PC 제품을 내놓았지만 인기를 얻지 못해 2006년 제품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한편 애플 아이패드는 시판 59일 만에 2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아이패드의 예상 판매량을 상향 조정하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등 주요 정보기술(IT) 시장 전문가들은 애초 아이패드가 올해 300만~600만대가량 팔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아이패드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올해 판매량 전망치를 600만~1000만대가량으로 올려 잡았다.
글로벌 컨설팅사 딜로이트에 따르면 태블릿PC 시장은 2011년까지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매일경제 황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