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토론식 수업을 하는 게 제일 좋습니다. 또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별도로 영어 공부를 안해서 좋아요.”
올해 처음 신설된 광주과학기술원(GIST) 학부에 진학한 강보영양(18·충북과학고 졸)은 요즘 대학 생활의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오전에는 수학 및 기초과학을 공부하고 오후에는 인문·사회·예술 교양을 배운다. 또 저녁에는 테니스와 밴드 실력을 익히는 등 하루를 비교적 균형감 있게 보내고 있다. 특히 수학 및 기초과학 등 모든 수업이 영문학 전공 교수 및 원어민 강사의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영어 실력도 쌓고 있다. 등산과 사랑의 집짓기를 하는 해비타트 봉사 활동 동아리 창설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대입 수시 모집에서 7개 대학에 합격한 강양은 “다른 대학을 과감히 포기하고 GIST를 택한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이공계와 인문계 실력을 쌓는 것이 나중에 균형잡힌 과학도로서 꿈을 펼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GIST가 처음으로 도입한 학부가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GIST가 입학사정관제를 활용해 선발한 100명의 신입생들은 2학년까지는 특정 전공에 얽매이지 않고 물리·화학 등을 배우고 있다. 또 인문·사회·예술 분야의 수업도 동시에 받는다. 소수정예 방식으로 선발된 학부생들을 인문학적 소양의 바탕 위에 창의성이 겸비된 인재로 키우기 위한 국내 첫 시도다. 교수와 학생 비율이 1 대 5를 유지해 밀착 수업이 가능하다.
오케스트라 동아리 ‘악동’의 회장을 맡고 있는 이은학군(20·광주고 졸)은 “대학 1학년 시절은 자칫하면 허송세월하기 쉽다고 하는데, GIST에서는 자연스러운 면학 분위기 속에서 자기 계발도 할 수 있다”면서 “후배들에게도 진학을 권하고 싶을 만큼 지난 4개월의 대학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GIST가 야심 차게 도입한 학부 과정인 만큼 지원도 파격적이다. 신입생 100명에게 등록금을 포함한 수업료를 전액 면제해줄 뿐만 아니라, 모두 2인 1실의 신축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이러한 방식은 세계적으로 소수정예 교육의 성공모델로 평가받고 있는 미국의 칼텍(캘리포니아공대)과 흡사하다.
함인석 GIST 대학 행정실장은 “체계적이고 차별화된 교육시스템을 기반으로 새로운 선진 이공계 교육모델을 제시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면서 “최근 입학사정관실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입생들의 학교 생활 만족도가 10점 만점에 8점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GIST 학부 신입생들은 1학기가 종강하는 이달 중순부터 8주간 미국 UC버클리에서 수학·물리·화학·생물 등을 배우는 여름계절학기를 수강할 예정이다. 미국 현지에서 세계적인 명문대학 학생들과 어울리며 글로벌 식견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대학 측은 기대하고 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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